13일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범죄 조직들이 인근 동남아 국가를 넘어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지까지 진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캄보디아와 베트남을 거쳐 중앙아시아로 거점을 옮기려던 한국인 스캠 조직을 추적해 지난달 23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조직원 14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알마티에 콜센터를 차린 후, 금융감독원 같은 정부기관을 사칭하고 피해자를 고립시키는 이른바 ‘셀프 감금’ 수법으로 한국인 16명을 속여 약 6억원의 피해를 준 것으로 밝혀졌다.
당국자는 “동남아 지역을 벗어나 제3국으로 근거지를 옮긴 이른바 2차 풍선효과의 실체를 최초로 확인한 사례”라며 “초기 단계에서 신속하게 검거해 스캠 조직이 카자흐스탄을 새 거점으로 삼으려던 시도를 사전에 차단했다는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에서 일어나는 스캠범죄 등을 집중 단속하자 이들 조직이 범죄 거점을 베트남·태국 등 인접국으로 옮겼다가(1차 풍선효과), 인접국의 단속까지 강화되자 원거리의 제3국까지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다.
동남아에서 초국가범죄에 연루돼 검거되는 한국인도 크게 늘었다.올해 상반기 초국가범죄 연루 혐의로 검거된 한국인은 462명으로 작년 1년간의 수치(356명)를 이미 넘어섰다. 국가별로는 캄보디아 187명, 베트남 117명, 태국 70명, 말레이시아 50명, 필리핀 20명, 라오스 18명 등으로 집계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검거 인원이 많이 늘어난 것에 대해 “초국가범죄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 간 공조가 강화된 결과이자, 풍선효과의 증거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초국가범죄 조직의 활동 영역은 이제 중동, 아프리카까지 넓어지는 추세다. 캄보디아에서 체류했던 20대 한국인 남성 A씨가 지난 6월 아프리카의 한 국가에서 중국인 14명과 같은 지역에서 체포됐다. 이 A씨는 온라인스캠 연루 혐의를 부인했지만, 현지 경찰은 그의 행적 상 범죄 연루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갔다. A씨는 지난달 현지 법원 1심에서 함께 체포된 중국인들과 함께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도 나타나고 있다. 80대 초반의 한국인 B씨는 지난해 12월 유엔 직원을 사칭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로부터 문서 가방만 중동으로 전달하면 거액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고 이 말을 믿고 아프리카로 출국했다가 마약 밀수 혐의로 체포·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초국가범죄의 활동 범위가 넓어지고, 수법도 다양해지는 만큼 외교부는 관련 국가 공관들 사이의 정보 공유와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 5월 ‘초국가범죄 대응 공관장 그룹’을 신설해 동남아시아 18개 공관과 중국 10개 공관, 중앙아시아 공관 등이 각국의 주요 동향을 공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아울러 점차 아프리카에서 초국가범죄 조직의 활동 동향이 퍼지고 있는 만큼, 전 아프리카 지역 공관에 관련 동향을 점검하고 관계 당국과 공조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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