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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달러 대미투자, 통상외교 ‘이벤트’서 ‘시스템’으로 전환 필요[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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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기자I 2026.09.22 23: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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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투자 본격화할수록 현장 현안 급증
인허가·금융·조달 등 현장 현안 풀 실무 네트워크 갖춰야
관세·투자 협상 이후가 더 중요…정권 바뀌어도 작동할 한미 실무 네트워크 필요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한미 간 2000억달러 규모의 전략투자가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첫 사업이 선정되고 후속 프로젝트도 하나둘 협상 테이블에 오르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대미투자는 앞으로 10년 이상 이어질 장기전이다.

그러나 한미 통상외교는 여전히 정상·장관급의 ‘큰 협상’에 의존하고 있다. 관세 문제가 불거지면 장관이 미국으로 향하고, 이견이 커지면 정상회담에서 돌파구를 찾는 식이다.

문제는 이 같은 방식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투자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미국과 조율할 사안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서다.

발전소 하나를 짓더라도 인허가부터 금융·조달·세제·고용까지 미국의 연방정부와 주정부를 상대해야 한다. 원전이나 에너지,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산업으로 영역이 넓어질수록 거쳐야 하는 이해관계자는 더 많아진다.

이런 문제를 모두 정상이나 장관이 풀 수는 없다.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큰 문제는 고위급이 맡더라도 현장에서 생기는 문제는 실무진이 수시로 만나 조정해야 한다. 통상외교의 무게중심도 협상 타결에서 합의 관리로 옮겨갈 필요가 있다.

자동차 규제 문제가 생기면 자동차 담당 실무자가, 디지털 규제에 이견이 생기면 해당 분야 담당자가 바로 상대 실무자와 마주 앉을 수 있어야 한다. 문제가 터진 뒤 장관이 해결하는 것보다 문제가 커지기 전에 실무진이 해결하는 통상외교가 더 강하다.

미국 역시 앞으로 정권과 의회 구성이 바뀔 수 있고 관세 등 통상정책이 달라질 수도 있다. 대미투자는 한 번의 정상회담이나 합의문으로 끝나는 사업이 아니다. 정치 상황이 변하더라도 작동할 수 있는 정부 간 협의 구조와 실무 네트워크를 촘촘하게 만들어놓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대미투자의 향후 10년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정상회담을 몇 번 하느냐와 같은 숫자가 아니라 그 사이 수없이 반복될 실무 협상이 될 터다. 한미 통상외교에도 ‘이벤트’보다 ‘시스템’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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