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늘어나는 한인 해외 창업…“규제 더 풀어야”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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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I 2026.02.26 18:14:03

현지서 법인 차리는 ‘국외 창업기업’ 선호 추세
국외 창업기업 투입되는 정책자금, 주목적 투자로
“인식 아직 변하지 않아…투자 유치 까다로워”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국내 스타트업에게 글로벌 시장 진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관문이 됐다. 이른바 ‘국외 창업기업’이 늘고 있는 이유다. 정부는 정책자금이 국외 창업기업에 투입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기 시작했다. 다만 아직 현장 체감은 더디다. 투자 요건이 까다롭다 보니 여전히 뭉칫돈이 국내에만 머무르고 있어서다. 투자받는 스타트업도,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도 “규제가 더 완화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제1차관과 임정택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스타트업·벤처 캠퍼스(SVC) 개소식'에서 진행된 '네이버벤처스-한국벤처투자 간 업무협약' 체결식에 임석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연합뉴스)


26일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인이 해외에 창업한 스타트업 수는 매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벤처투자 정보업체 더브이씨는 지난해 말 해외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이 215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2024년 186곳에 비해 16% 늘었고, 10년 전(2014년) 32곳과 비교하면 6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미국 현지에 창업한 기업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이달초 발간한 '2026 미국 소재 한국계 스타트업' 자료를 보면 조사대상 165개사 중 현지에서 직접 창업하는 국외 창업기업 비중이 85.5%로 집계됐다. 국내에서 먼저 자리를 잡고 사업 중심을 해외로 이전하는 플립(flip)보다 선호도가 높았다. 국외 창업기업을 차리는 이유는 창업 초기부터 현지에서 시장 적합성을 검증하기 편해서다. 현지 네트워크 확보와 원활한 투자금 유치를 위한 목적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지난 2024년부터 제도 손질에 나섰다. 국외 창업기업 지원을 늘리기 위함이다. 당시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등 법 시행령을 일부개정했다. 이로써 창업 지원의 영역을 해외까지 넓혔다. 해외 법인 설립·정착·성장을 정부가 지원한다는 취지였다. 이외에도 공정거래위원회는 일반지주회사가 보유한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이 국외 창업기업에 투자할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국외 창업기업 투자에 관한 모태펀드 운용 방향도 일부 조종됐다. 위탁운용사(GP)가 모태펀드 자금을 받아 결성한 자펀드로 국외 창업기업에 투자할 때 주목적 투자로 인정한다는 게 골자다. 글로벌 진출 전략과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실질적인 매출 증가 등이 확인돼야 한다는 부가 조건이 붙는다.

기존에 모태펀드로부터 출자받은 펀드는 주목적 투자 대상을 국내 벤처기업으로 한정했다. 국외 창업기업은 부목적 투자로 인정돼왔다. 주목적 투자 비율을 지켜야 하는 운용사(GP) 입장에선 국외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금액을 늘리기 까다로웠다.

제도가 점차 완화됐음에도 현장 분위기는 그대로다. 국외 창업기업 한 대표는 “출자자(LP) 성격에 따라 국외 창업기업에 GP들이 투자하는 게 다르다”며 “대기업 LP와 비교하면 기관은 아직 ‘국외 창업기업은 외국기업’이라고 인식하는 듯하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 시장은 투자 단위가 국내와 다르기도 하고 업종 특성상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한데 기관 LP를 둔 국내 VC에게선 그게 쉽지 않다”며 “안타깝지만, 다음 라운드는 속 편하게 글로벌 VC 대상으로 IR을 돌아 자금을 조달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기존 결성한 펀드도 규약을 변경하면 주목적 투자가 가능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VC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규약을 바꾸면 된다고 지침이 내려왔다”며 “LP를 하나하나 다 찾아가서 설득해야 하고 규약 개정 총회까지 개최해야 하니 VC들이 굳이 규약을 바꾸지 않더라”고 짚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벤처투자(KVIC)를 함께 LP로 둔 펀드는 주목적 투자가 가능하지만, 국민연금이나 한국산업은행 등 다른 LP만 둔 펀드는 어찌 되는지 잘 모르겠다”며 “VC들도 여태 헷갈려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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