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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룸버그이코노믹스가 각국 무역통계와 정보기관 자료, 외부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 북한은 2022~2025년 최대 220억달러의 외화 수입을 올렸다. 제재가 강화된 직후인 직전 4년의 약 4배다. 북한이 경제 지표를 공개하지 않아 추정치 상단값이며, 상당액은 국경 밖에 남아 있거나 물자·기술 이전 형태로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불과 7년 전만 해도 김 위원장은 벼랑 끝에 있었다.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제재 완화를 얻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섰고, 흉작에 코로나19 국경봉쇄까지 겹쳐 중국과의 교역마저 끊겼다. 2020년에는 경제를 제대로 이끌지 못했다며 눈물의 대국민 연설까지 했다. 이후 외화수입은 2021년 14억달러(약 1조 99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전환점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었다. 탄약이 바닥난 러시아가 손을 내밀면서 창고에 쌓여 있던 옛 소련제 포탄이 값비싼 자원으로 바뀌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대러 수입은 140억 2000만달러(약 19조 9700억원)에 이른다. 탄약 91억 2000만달러(약 12조 9900억원), 중포 23억 8000만달러(약 3조 3900억원), 탄도미사일 12억 7000만달러(약 1조 8100억원) 순이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지난해 말 기준 러시아가 쓰는 122㎜·152㎜ 탄약의 최대 절반을 북한이 댄 것으로 본다. 2024년 6월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상호방위조약에 서명한 뒤 그해 10월부터는 병력도 보냈다. 한국 정부와 CSIS 추산 파병 규모는 1만 6000~2만 2000명, 1인당 월 2000달러(약 285만원)를 받았다. 수천 명이 전장에서 숨졌고 붙잡히느니 자결한 이도 많았다. 북한은 사망자가 나올 때마다 돈을 더 받았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대식 의원은 “북·러 군사협력은 더 이상 외교·안보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북한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수입원이 됐다”고 말했다. 안드레이 란코프 코리아리스크그룹 대표는 무기 판매를 “복권 당첨”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재개한 지원을 “믿을 만한 연금”에 빗댔다.
밤이 밝아진 평양…달라진 주민 생활
김 위원장이 아버지(김정일)와 할아버지(김일성)를 지탱했던 수십억달러 규모의 해외 원조 없이 이 돈을 벌어들였다는 점에 블룸버그는 특히 주목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북한 경제가 3.5% 성장한 것으로 추정했다. 3년 연속 플러스다.
지난 6월 북·중 교역은 제재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탁구공과 수상스키, 비디오게임, 러닝머신 등 스포츠·레저용품만 120만달러(약 1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제재로 막혀 있던 사치품들이다. 평양에는 김 위원장이 2021년 착공한 화성지구 5만세대 아파트가 들어섰고, 주민들은 폐쇄형 내부망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택시를 부른다.
위성사진 속 2017년과 지난해 평양의 밤은 확연히 다르다. 미사일·화학공업 거점인 함흥, 조선소가 있는 청진, 새 해변 관광지구가 생긴 원산의 불빛도 밝아졌다. 20년 넘게 북한을 연구한 조안나 호사니악 북한인권시민연합 부국장은 “북한이 이렇게 강해 보인 적이 없다”며 “석탄 수출이 사상 최대였던 2016년에도 남포항에 지금처럼 배가 많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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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원도 넓어졌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랩스에 따르면 북한 연계 해킹조직이 전 세계 암호화폐 탈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30%에서 70% 이상으로 커졌다. 훔친 자금은 대부분 중국 조직범죄 조직이 세탁해 위안화나 달러 표시 역외 계좌로 돌려준다. 위조지폐와 담배 밀수 같은 좀도둑질에서 훨씬 돈이 되는 사업으로 갈아탄 셈이다.
이 돈은 핵무력 증강으로 흘러간다. 북한은 앞으로 10년 안에 프랑스에 맞먹는 핵탄두를 갖추는 궤도에 올라섰다. 재래식 전력도 달라졌다. 최근 2년 새 5000t급 구축함 두 척을 공개했고, 한 척에는 2000만달러(약 285억원)짜리 러시아제 판치르-M 방공체계로 보이는 장비가 실렸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러시아의 기술 이전으로 북한이 “무기 개발 일정을 압축”했다고 평가했다.
외교도 넓히고 있다. 지난해 9월 베이징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은 시 주석·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섰고, 10대인 딸 김주애가 동행해 후계자 가능성을 내비쳤다. 최근 1년간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벨라루스, 베트남 인사가 평양을 찾았다.
제니 타운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끈질긴 제재에 적응하는 능력을 입증했다”며 “국제법과 규범이 무너지는 가운데 저항의 동지들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한국과 서둘러 협상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