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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공원 가지 못했네…” 日 모녀 관광객 유족의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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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영 기자I 2025.11.05 19:07:53

좋아하던 드라마 촬영지 ‘낙산공원’ 앞서 사고당해
일본에 있는 유족 “촬영지 꼭 가고 싶다고 했는데”
“한국 음주운전 처벌 정말 약한가…절대 용서 안 돼”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효도 관광을 왔던 일본인 관광객 모녀가 음주운전 차량에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은 가운데 일본에 있는 유족이 “한국은 음주운전 처벌이 정말 약하냐”며 울분을 토했다.

지난 2일 오후 10시쯤 서울 동대문역 인근 횡단보도로 돌진해 일본인 모녀를 향하는 차량의 모습. (사진=SBS 화면 캡처)
피해자 모녀의 유족이라고 밝힌 여성 A씨는 지난 3일 스레드에 “한국에서 제 어머니와 언니가 음주운전 신호 위반 교통사고에 휘말렸고,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언니는 중상”이라고 밝혔다.

이들에 사연에 대해 A씨는 “어머니는 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 촬영지인 낙산공원에 가고 싶다고 전부터 말씀하셨다”며 “낙산공원 근처 교차로 사진을 메신저 배경으로 해놓을 정도로 좋아하셨고 가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아이 러브 유’는 일본 여성과 한국 남성이 사랑에 빠지는 드라마로, 일본 티비에스(TBS)와 넷플릭스 등을 통해 방영돼 일본 내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낙산공원 성곽길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사고 당시에 대해 A씨는 “사고가 난 장소가 낙산공원 바로 앞 교차로였고 공원에 가는 도중이었는데 (엄마는) 결국 도착하지 못했다”며 ‘경상’으로 알려진 자매의 상태에 대해선 “무릎, 갈비뼈 등 여러 골절과 함께 이마도 10㎝ 정도 찢어져 중증”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가해자 운전자는 가벼운 처벌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다”며 “한국은 일본과 달리 엄하게 처벌하지 않는 거냐”고 물었다.

사고를 당하 일본인 모녀의 유족이 올린 글. (사진=스레드 캡처)
이번 사고에 대해 일본 언론들도 주목하고 있다.

아사히TV는 4일 “한국의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연간 13만 건을 넘어 일본보다 6배나 많다. 한국 인구가 일본의 약 절반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많은 수치이며 재범률이 높은 것도 특징”이라며 “일본처럼 동승자나 술을 제공하는 사람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다는 점도 음주운전이 빈발하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TBS도 이날 “한국에서는 음주운전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으며 지난해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일본의 약 5배에 달한다”며 “지난달에도 캐나다인 관광객이 (음주운전) 사고로 숨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FNN은 한국과 일본의 음주운전 적발 건수를 비교하며 “수치 차이가 나는 이유를 하나 꼽자면 일본의 규제 강화 속도”라고 봤다. 이어 “일본은 한국보다 20년 가까이 빠른 2001년부터 음주운전 규제를 강화했다. 교통안전 문화가 일찍 자리 잡은 것이 한국과 비교했을 때 적발 건수가 적은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실제 일본은 2001년부터 음주운전 규제를 강화했다. 일본의 음주운전 단속 최저기준은 혈중알코올농도 0.03%로 한국과 같지만 음주운전 시 운전자의 주변인까지도 처벌하도록 법제화돼 있다. 이에 따라 음주운전 적발 시 이를 방조한 차량제공자, 동승자, 주류제공자 등 주변인에게도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엔(약 4715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를 받고 있는 B씨가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성가현 기자)
모녀의 사고는 지난 2일 밤 10시쯤 동대문역 인근 낙산공원으로 향하는 횡단보도에서 일어났다. 가해자 30대 남성 B씨는 이날 종로 5가 식당에서 소주 3병을 마시고 자신의 테슬라 차량을 몰고 운전하다 모녀를 치고도 인도로 돌진해서야 차를 멈췄다.

이 사고로 50대 일본인 여성이 숨졌고, 30대 딸은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5일 오후 3시쯤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를 받는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다.

B씨는 ‘유족분들께 할 말이 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만 답했고, ‘당시 상황은 기억하는가’ ‘일행 중에는 말리는 사람이 없었나’ 등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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