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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침공하면 싸울 거야?'…대만인들에게 물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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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8.11 16: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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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선 갈 것" vs "다들 숨는다고 한다"
WSJ, 세대·배경 다른 대만인 5명 인터뷰
정체성이 갈랐다…"난 대만인" vs "중국인이기도"
63세는 '중화연방', 25세는 "실리 챙기면 돼"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내년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대만인들이 중국에 맞서 싸울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나이와 배경, 사는 곳이 제각각인 대만 시민 5명을 인터뷰한 결과 싸우겠다는 의견과 숨겠다는 의견으로 갈렸다. 미중 패권 경쟁의 한복판에 놓인 인구 2300만명의 대만에서 답을 가른 것은 결국 스스로를 대만인으로만 여기는지, 아니면 중국인으로 여기는지였다고 WSJ은 설명했다.

대만군 병사들이 11일 타오위안에서 열린 연례 한광훈련에서 아파치 공격헬기와 블랙호크 헬기에 급유하기 위해 연료를 옮기고 있다. (사진=AFP)
대만군 병사들이 11일 타오위안에서 열린 연례 한광훈련에서 아파치 공격헬기와 블랙호크 헬기에 급유하기 위해 연료를 옮기고 있다. (사진=AFP)
대만 사관학교를 나와 6년간 복무한 예비군 셰씨(33)는 “중국이 실제로 공격해 군이 나를 최전선으로 부른다면 조금도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병역이 남성에게만 1년간 부과되는 대만에서 드물게 자원입대한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만을 지키러 미군을 보낼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며 자체 방어력 강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셰씨가 전쟁 가능성보다 더 걱정하는 것은 2028년 대선이다. 국방 강화를 내건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이 물러나고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주장하는 국민당이 정권을 잡을 수 있어서다. 현실화하면 “대만을 은쟁반에 담아 중국에 갖다 바치는 셈”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타이베이에서 정보기술(IT) 업체를 운영하는 린씨(54)는 셰씨와는 다른 이유로 싸우겠다고 했다. 계엄이 이어지던 1970~1980년대에 학교를 다닌 그는 스스로를 중국인으로 배웠지만, 1980년대 후반 민주화가 시작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그는 “사회가 열리자 모두가 대만인 의식을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대만인이라는 정체성이 자리 잡았다”고 회고했다.

국민당 독재 시절의 정치 탄압인 ‘백색테러’ 때 종조부가 투옥됐다는 사실은 집안의 오랜 금기였다. 그는 침공을 부를 만한 변화 없이 지금의 민주주의와 사실상의 독립을 지키는 편이 낫다고 본다. 다만 중국이 쳐들어온다면 “이를 악물고 싸우겠다”며 “우리가 집이라 부르는 땅인데 왜 도망치거나 항복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어머니가 중국 출신인 예술가 쉬씨(27)는 국민당이 정치범 수천명을 가두고 처형했던 뤼다오섬의 예술제를 계기로 자신을 대만인으로 규정하게 됐다. 그는 “그곳을 잘 알지 못하니 스스로를 중국인이라 부를 수 없다”며 “나는 그쪽 방언을 못 하고 대만어를 쓴다”고 말했다. 다만 어머니의 고향인 칭다오에 사는 조부모는 만나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도 중국 친척들에게 “우리는 가족이지만 그렇다고 같은 나라 사람인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반면 토목 기술자 천씨(63)는 중국과 손잡는 쪽을 택했다. 국공내전에 참전한 아버지를 둔 그는 1980년대 후반 알래스카에서 중국 본토 유학생들을 처음 만났을 때 ‘공산 비적’이라며 두려워했지만, 함께 만두를 나눠 먹으며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천씨는 “이념이 다르고 오랜 분단으로 의심이 쌓였어도 우리는 같은 말을 쓰고 같은 풍습을 나눈다”고 말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중국과 대만, 홍콩, 마카오가 한 울타리 안에 들어가되 대만은 자체 국기와 군대, 유엔 의석을 갖는 ‘중화연방’ 구상을 내놨다. 천씨는 “대만에서 자랐으니 나는 대만인이지만 중국인이기도 하다”며 이미 초강대국이 된 중국을 적으로 돌리면 대만에 승산이 없다고 봤다.

민주화 이후 태어난 리씨(25)의 대답은 또 달랐다. 그는 전쟁이 나면 달려나가 싸울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며 “다들 숨는다, 숨는다, 숨는다고 한다”고 전했다. 아무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 만큼 젊은 층은 현상 유지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리씨는 대만의 선거와 개방된 경제를 중국에 없는 가치로 꼽으면서도, 위협만 볼 게 아니라 중국의 성공에서 배워야 한다고 했다. 여러 차례 본토를 다녀오며 인프라와 드론·로봇 기술에 감탄했다는 것이다. 올림픽에 정식 국호 대신 ‘차이니스 타이베이’로 나가는 것 같은 상징적 양보도 감수할 만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작은 손해를 보면서 실리를 챙기는 건 전혀 문제없다”며 “실제로 잃는 것은 없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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