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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함을 뒤집다”…청년작가 4인, 힘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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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기자I 2026.04.24 18:46:59

곽재선문화재단 제3회 청년작가 공모전
김그림·김여진·도정윤·임수진 최종 수상
'모멘텀: 전복의 리듬'전에서 수상작 선보여
인물·풍경 재해석…자유로운 시선 담아내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이제 막 사회에 나온 청년 작가들에게 전시 기회와 상금은 큰 힘이 됩니다. 곽재선문화재단을 통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었어요.”(김그림 작가)

틀에 얽매이지 않은 발상으로 주목받은 신진 여성작가 4인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다.

5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곽재선문화재단이 주최한 제3회 청년작가전 ‘플라이 영 아티스트(FLY YOUNG ARTIST 2026)’ 최종 수상자로 선정된 김그림(27·홍익대 일반대학원 회화과), 김여진(24·성신여대 대학원 동양화과), 도정윤(25·이화여대 대학원 조소과), 임수진(23·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 공모전은 전국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회화·입체예술 분야 작품을 공모했으며, 총 230여 명의 신진 예술가가 지원했다. 최종 수상자 4인에게는 상금 200만원과 전시 기회가 주어진다. 오는 5월 15일까지 서울 중구 KG타워 갤러리 선에서 열리는 ‘모멘텀(MOMENTUM): 전복(顚覆)의 리듬’에서 이들의 회화·조형 작품 총 60여 점을 선보인다.

24일 갤러리 선에서 열린 시상식 및 전시 개막 행사에서 도정윤 작가는 “나만의 작품 세계를 확립한 이후 처음 받은 상”이라며 “그동안 작품의 방향이 맞는지 스스로 의구심을 품어왔는데, 이번 수상을 통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은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24일 서울 중구 KG타워 갤러리 선에서 열린 곽재선문화재단 ‘제3회 청년작가전’ 시상식에서 임수진(왼쪽부터)·김그림 작가, 곽재선 KG그룹 회장, 김여진·도정윤 작가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한 길 걷는 청년 작가들 응원”

‘모멘텀: 전복의 리듬’은 익숙한 것을 다르게 바라본 작품들을 모은 전시다. 심사위원인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청년작가전’은 여러 장르를 아우르기보다 회화라는 한 길을 꾸준히 걸어가는 작가들을 응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그림에 자신을 온전히 쏟아붓는 작가들이 재단의 지원과 함께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여진 작가의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여부’(왼쪽)와 임수진 작가의 ‘실비아의 도시에서’.
이들은 인간의 관계와 감정을 낯선 방식으로 풀어낸다. 김그림 작가는 오늘날 관계의 변화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과거의 관계가 견고하고 끈끈하게 고정돼 있었다면, 오늘날의 관계는 빠르게 형성됐다가 해체되고 다시 이어지는 유동적인 상태에 가깝다는 인식에서다. 이러한 시선은 액체처럼 형태가 변하는 생명체의 이미지로 확장됐고, 그의 작품 ‘동굴’, ‘나무에서’ 등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김 작가는 “오일을 많이 섞은 유화로 물감이 흐르며 만들어지는 기형적인 형태를 표현했다”며 “생동하는 생명체 같은 이미지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김여진 작가는 인물을 정해진 방식대로 보지 않는다. 사과가 반드시 빨갛게 표현될 필요는 없듯이, 보편적 인식을 벗어난 방식으로 대상을 재해석한다. 가령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여부’에서는 아이는 크게, 할머니는 작게 그려지며 통상적인 역할 구도가 뒤집힌다.

그는 “대상을 그대로 따라 그리기보다 지하철을 타거나 책을 읽는 순간 느낀 감정을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한다”며 “정답을 향해 나아가기보다 출발과 결과 사이를 오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그림 작가가 자신의 작품인 ‘동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대상 바라보는 방식의 전환

같은 대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포착한 작업들도 눈에 띈다. 도정윤 작가는 빛과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시각적 경험을 탐구한다. 그의 작품 ‘보랏빛 밤’은 해가 뜨는 순간부터 질 때까지 건물에 비치는 빛의 변화를 시각화한 조형물이다. 도 작가는 “무심코 하나라고 생각했던 대상 속에 숨어 있는 변화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하나의 관점에 고정되기보다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두고자 했다”고 부연했다.

임수진 작가는 ‘본다는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대표작 ‘실비아의 도시에서’는 그림엽서를 재현한 작품으로, 검은색으로 채워진 큰 화면 중앙에 엽서 이미지 일부가 작은 사각형 형태로 배치돼 있다. 임 작가는 “어느 순간 내가 선택해서 본 것이 아니라, 누군가 만들어놓은 이미지를 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보는 것’과 ‘보여지는 것’을 시각화해보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곽재선문화재단 이사장인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재능 있는 청년 예술가들이 많지만 전시 문화가 일부 계층에 국한된 점이 안타까워 지원을 시작했다”며 “한국인들이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미술 분야에서도 피카소처럼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작가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정윤 작가가 자신의 작품인 ‘보랏빛 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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