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흐름이냐 상상력이냐"…네이버·두나무 줄다리기 장기전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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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지 기자I 2025.10.29 20:24:51

[마켓인]
네이버·두나무, 밸류 산정 공방 여전
두나무, DCF로는 9조, 미래가치로는 14조
실질가치가 우선 vs 시너지 프리미엄 불가피
자본시장 "DCF가 전통 방식…장기화 예정"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현 가치냐, 미래 가치냐.”

포괄적 주식교환을 두고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간 물밑협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본시장 관계자들의 관심이 합병 비율에 쏠리고 있다. 이들이 보는 핵심 쟁점은 두나무의 밸류에이션을 실질가치 중심의 ‘할인현금흐름(DCF·현 시점에서 기업이 벌어들일 현금의 현재가치 합)’으로 산정할지, 아니면 시장 기대를 반영한 미래가치로 평가할지다.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합병 구도 자체가 달라질 수 있어 양사의 주요 주주들이 특히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주식교환 비율을 두고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달 포괄적 주식교환 추진 보도 이후 공시를 통해 “구체적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3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 공식 발표는 없지만, 양측은 기업가치 산정 방식을 두고 팽팽한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자본시장에서는 특히 네이버파이낸셜보다는 두나무의 기업가치가 현실과 얼마나 괴리가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보는 모양새다. DCF로 접근할 경우 두나무의 최근 영업이익 둔화와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 등이 반영돼 밸류가 기대치보다 낮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반면 미래가치를 기준으로 산정하면 네이버파이낸셜의 결제·데이터 생태계에 두나무의 블록체인 인프라 및 시장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디지털 금융 플랫폼’ 시너지에 프리미엄을 부여할 여지가 생긴다. 쉽게 말해 DCF로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지만, 미래 가치 기준으로는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 대비 높은 밸류를 받는 식이다.

자본시장 일각에선 시장의 상상력이 두나무의 밸류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나무는 업비트로 연 1조원대 순이익을 내는 캐시카우지만, 거래량 둔화와 규제 리스크를 감안하면 멀티플 10배 이상은 무리”라며 “DCF산정법으로 보수적으로 계산하면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8조~9조원이 적정하고, 고객예치금을 제외하면 3조~4조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네이버파이낸셜(5조~6조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다만 합병시 네이버가 얻을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보는 두나무 입장에서 이를 받아들이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네이버파이낸셜을 비롯한 주요 주주가 두나무의 이러한 의견에 완전히 동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스테이블 코인을 비롯해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사업까지 두나무의 밸류에 포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이견이 좁혀지면 양사 모두 윈윈할 가능성이 크다. 두나무는 규제 불확실성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고, 네이버는 부족한 신사업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양사 합병 시 토큰경제 생태계 선점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규제 체계가 완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밸류 산정을 두고 양사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며 “양사 모두 합병 니즈가 있기 때문에 이는 결국 프리미엄을 붙이느냐 붙이지 않느냐의 차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 기대가 다소 앞서 가는 현상이 없지 않다”며 “서로의 입장 차이를 조율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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