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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공소기각은 재판권 부재나 공소제기 절차의 법률 위반 등 절차적 하자가 있는 경우에 한정된다. 반면 수사 과정에서 위법이 있었다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한 뒤 남은 증거만으로 유무죄를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다.
공소기각 사유 “지나치게 모호”…우려 커지는 법조계
문제는 ‘중대한 위법수사’와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이라는 표현 자체가 지나치게 추상적이란 점이다. 피고인 측의 공소기각 신청이 늘고, 재판부마다 판단 기준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대검찰청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공소기각 사유가 모호해 명확성 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다”며 “공소기각 여부가 재판부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이로 인해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저해될 수 있다”고 강하게 우려했다.
법조계에서도 이와 유사한 우려가 이어진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현행법도 위법수사에 대한 통제 장치는 이미 갖추고 있다”며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는 배제하고 나머지 적법한 증거로 유무죄를 판단하면 되는데, 위법수사를 이유로 사건 자체를 공소기각하는 것은 법체계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대한 위법수사’의 범위가 법률에 전혀 제시되지 않아 해석에 따라 공소기각 범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결국 법원마다 판단이 엇갈리고 재판 초기부터 공소기각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구현 맹조영 변호사는 “소추재량권 일탈 부분은 대법원 판례로 인정돼 온 공소권 남용 법리를 명문화한 것이지만, 중대한 위법수사 부분은 종래 개별 증거의 증거능력 배제로 처리되던 문제를 재판 전체를 형식재판으로 종결시킬 수 있는 사유로 격상시킨 것이어서 단순한 명문화를 넘어서는 변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대한’, ‘현저한’이라는 요건이 어떤 사안에서 충족되는지는 향후 판례를 통해 구체화될 수밖에 없어 그 전까지는 해석상 불확실성이 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법원 내부에서도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현직 부장판사는 “법리상 현재도 소추재량권 일탈의 경우 ‘공소권 남용’이라는 법리로 공소기각을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요건도 상당히 엄격하게 이뤄진다”며 불명확한 조항으로 재판 현장에서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사위 내부조차 ‘신중’ 의견…31일 강행 처리 수순
실제 법사위 내부 논의에서도 동일한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데일리가 입수한 법사위 소위 검토자료에 따르면 법무부는 “현행법과 판례 법리를 통해 이미 공소기각 판결이 가능해 개정 실익이 크지 않고, ‘중대한 위법수사’와 ‘소추재량권 현저한 일탈’은 판단 기준과 범위가 법률상 제시되지 않아 명확성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도 검토의견에서 유사한 취지의 우려를 제기했지만 최종 법사위 대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해당 개정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설 예정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이 24시간 뒤 토론 종결 절차를 거쳐 표결을 추진하면서 오는 31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