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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찍었다고요? 처음 뵙는데”… ‘어벤져스5’ 황당한 촬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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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백 기자I 2026.11.06 15:3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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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벤져스: 둠스데이' 촬영 비화
커밍·플로렌스 퓨, 서로의 대역과 촬영
“줄거리 완전 몰라”… 출연 배우도 궁금
루소 형제, 배우 아이디어 반영 각본 발전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영화에서는 몸을 맞대고 연기했는데 정작 배우끼리는 초면이다. 촬영을 마치고도 전체 줄거리를 설명하기 어렵다. 오는 12월 개봉을 앞둔 마블 영화 ‘어벤져스: 둠스데이’의 배우들이 전한 촬영 뒷이야기다. 세상을 구하는 영웅들도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누구와 싸우는지까지 모두 아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영화 '어벤져스: 둠스데이' 포스터.(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어벤져스: 둠스데이' 포스터.(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나이트크롤러 역으로 돌아오는 앨런 커밍은 한 매체 인터뷰에서 영화의 줄거리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촬영을 끝낸 배우의 고백이라는 점에서 웃음을 자아낸다. 무슨 말을 꺼냈다가 비밀을 누설할까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솔직히 자신도 이야기의 전모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가 들려준 현장 풍경도 독특하다. 블루스크린 앞을 벗어나 야외 세트에서 촬영하던 날, 스태프가 다가와 거대한 로봇들이 등장하는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커밍은 복잡한 설명보다는 자신이 어느 방향을 가리키면 되는지 알려달라는 취지로 답했다. 완성된 화면에서는 거대한 전투가 펼쳐지더라도 배우 앞에 그 광경이 실제로 놓여 있는 것은 아닌 셈이다.

더 우스운 일은 촬영장 밖에서 벌어졌다. 커밍은 에미상 시상식에서 옐레나 벨로바 역의 플로렌스 퓨를 만났다. 두 사람의 캐릭터는 신체 접촉이 있는 장면에 함께 등장하지만, 정작 배우들은 그때까지 만난 적이 없었다.

커밍이 퓨의 대역과 해당 장면을 찍었다고 말하자 퓨도 자신 역시 커밍의 대역을 상대로 연기했다고 답했다. 화면 속 두 인물은 이미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을 맞췄지만, 실제 배우들의 첫인사는 시상식장에서 이뤄진 것이다. 상대 배우와 함께 출연하고도 서로의 대역을 먼저 만나는 마블 영화의 촬영 방식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페기 카터 역의 헤일리 앳웰이 전한 이야기는 또 다른 궁금증을 남긴다. 그는 지난 10월 팟캐스트 ‘빙지워디’ 인터뷰에서 여러 이야기 전개를 시도하고 촬영했으며, 그중 일부는 이어지거나 발전했지만 일부는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마쳤다고 해서 그 장면이 그대로 관객과 만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앳웰은 이런 시도가 인물에게 가장 설득력 있는 선택과 작품 속 역할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발언을 영화 전체의 최종 편집이 확정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촬영 과정에서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은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촬영 방식에는 루소 형제의 연출 스타일도 반영돼 있다. 조 루소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촬영 중에도 각본을 발전시킨다고 설명했다. 미리 정해진 대로만 찍기보다 리허설과 즉흥연기에서 나온 배우들의 아이디어를 반영해 장면을 바꿔간다는 것이다.

배우 입장에서는 자신이 찍은 장면이 전체 이야기에서 어떻게 쓰일지 알기 어려울 수 있다. 눈앞에 없는 로봇을 상상하며 연기하고, 상대 배우 대신 대역과 호흡을 맞추는 데다 촬영한 이야기 일부가 빠지기도 한다. 관객뿐 아니라 출연 배우에게도 완성된 영화를 보는 날은 궁금증을 푸는 시간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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