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금융위원회가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에 50%+1주 은행 중심 컨소시엄과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여당에서 정면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위원인 민병덕 의원(정무위)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2단계 입법 방향 점검 토론회’(주최 민주당 민병덕·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에서 “지금은 디지털 금융의 자동차 시대”라며 “(정부가) 고삐를 쥐고 통제하는 방식으로는 이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51%룰은 그동안 한국은행이 강력 주장해온 은행 중심 컨소시엄이다. 금융 안정 등을 고려해 은행 지분이 ‘50%+1주’를 넘는 컨소시엄을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위도 최근 51%룰을 담은 법안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은행이 과반을 차지하는 컨소시엄으로 가면 리스크 관리에만 치중해 혁신적 서비스가 나오지 않을 것이란 업계 지적이 제기된다.
대주주 지분 규제는 금융위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규제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15%) 수준인 15~20%로 두나무(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스트리미(고팍스) 등 국내 모든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을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업계에서는 이미 성장한 민간 기업의 지분을 추후에 강제 매각하는 조치여서 위헌 논란과 산업 위축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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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의원은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에 대해 “그 목적이 신뢰인가 아니면 통제인가를 봐야 한다”며 “대주주 지분 제한이 시장 신뢰 확보를 위한 합리적 장치인지 아니면 과도한 통제로 작동하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혁신산업에 우리가 만들어야 할 것은 통제의 틀이 아니라 신뢰의 구조”라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51% 룰과 지분 제한 문제는 단순한 조항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며 “이것은 대한민국이 디지털 금융의 개척자가 될 것인지, 아니면 글로벌 표준을 수동적으로 따르는 나라가 될 것인지를 가르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도는 그 길을 열어야 한다”며 “(길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제도 설계 과정에서 지나치게 폐쇄적인 구조를 만들거나 국제적 정합성과 맞지 않는 규제를 도입한다면 국내 산업은 성장하지 못하고 글로벌 표준과 동떨어진 섬이 될 위험에 빠진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발판이어야지 (산업의) 발목잡기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민 의원은 발언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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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디지털자산 입법의 2단계에 서 있습니다. 1단계가 이용자 보호와 최소한의 질서 확립이었다면, 2단계는 대한민국 디지털 금융의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의 문제입니다.
저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발판이어야지 발목잡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왜냐하면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가상자산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지급결제 인프라이기 때문입니다. 지급결제는 선점 경쟁 시장이며, 먼저 깔린 시스템이 먼저 쓰이고, 먼저 쓰인 것이 표준이 되어 그 시장을 장악합니다. 제가 “원스코를 단골코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한 번 단골이 되면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제도 설계 과정에서 지나치게 폐쇄적인 구조를 만들거나 국제적 정합성과 맞지 않는 규제를 도입한다면, 국내 산업은 성장하지 못하고 글로벌 표준과 동떨어진 ‘섬’이 될 위험에 빠집니다.
‘은행 지분 51% 룰이 정말 안전을 보장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해서도 은행 중심 구조가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에는 언뜻 일리 있어 보이지만, 지분 구조가 곧 안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스테이블코인의 본질적 안전성은 준비자산 100% 이상 보유, 상환권의 명확한 보장, 투명한 공시와 외부 감사, 내부통제와 감독 체계에서 나옵니다.
지분 51%라는 형식적 기준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 요건이 제대로 작동하는지가 핵심이 되어야 합니다. 만약 은행 51% 룰이 혁신 주체의 참여를 가로막고 민간의 기술과 플랫폼 역량을 배제한다면, 그 결과는 안정이 아니라 정체가 될 것입니다.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의 문제도 그 목적이 신뢰인가 아니면 통제인가를 봐야 합니다.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내부 통제는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거래소를 단순한 기업이 아니라 금융 시장 인프라로 본다면 대주주 지분 제한이 시장 신뢰 확보를 위한 합리적 장치인지, 아니면 과도한 통제로 작동하는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혁신산업에 우리가 만들어야 할 것은 ‘통제의 틀’이 아니라 ‘신뢰의 구조’입니다. 시장의 신뢰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이해상충 방지, 내부통제 의무, 사고 발생 시 책임 구조가 핵심입니다.
마차 시대의 규제로 자동차를 운영할 수 없습니다. 마차가 달리던 시대에는 숙련된 마부가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자동차 시대에는 누구나 운전면허를 따고 직접 운전합니다. 지금은 디지털 금융의 자동차 시대입니다. 고삐를 쥐고 통제하는 방식으로는 이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민이 주도하고 관이 지원하는 민관 협력 구조 속에서 빠르게 설계하고, 빠르게 보완해야 합니다. 세계는 이미 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갈라파고스가 아닌 국제표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오늘 논의되는 51% 룰과 지분 제한 문제는 단순한 조항 하나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대한민국이 디지털 금융의 개척자가 될 것인지, 아니면 글로벌 표준을 수동적으로 따르는 나라가 될 것인지를 가르는 선택입니다.
디지털 화폐 경쟁은 협상의 영역이 아닙니다. 더 많이, 더 빨리 사용되는 쪽이 이깁니다. 원스코가 K-콘텐츠, 지역경제, 소상공인 결제 속에서 자연스럽게 쓰이는 ‘단골코인’이 될 때 비로소 우리는 결제주권을 지킬 수 있습니다.
제도는 그 길을 열어야 합니다. 막아서는 안 됩니다. 맘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운동장과 울타리를 만들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저는 오늘 토론회가 “규제냐 혁신이냐”라는 단순한 구도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안전과 속도를 동시에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실질적 대안을 도출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저 역시 디지털자산기본법이 대한민국 금융의 갈라파고스가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여는 설계도가 되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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