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과 절차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교섭 대상 설정과 교섭 구조 재편 과정에서 당분간 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노란봉투법 시행에 맞춰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은 주요 철강·조선업체를 상대로 단체교섭 요구 공문을 순차적으로 발송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은 이날 포스코 하청사 노조 34곳을 대리해 포스코에 단체교섭 요구 공문을 보냈다. 포스코 하청 노조는 이날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가 하청 노동자의 업무·임금·복지 등을 실질적으로 결정하고 있다”며 교섭을 요구했다. 현대제철 하청 노조 역시 민주노총을 통해 이날 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다.
조선업계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는 △임금 30% 인상 △원청과 동일한 성과급 지급 △8시간 1공수 인정 △최소 5일 유급휴일 보장 등을 제시하며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한화오션에서도 하청 급식업체인 웰리브 직원들이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거제사업장 등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들은 교섭 자체를 거부하기보다는, 법과 정부 해석 지침을 기준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실질적 지배력이 미치는 범위에 대해 법적 판단을 받아 교섭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역시 “법과 시행령, 고용노동부 해석 지침에 따라 교섭에 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과 철강업은 하청 비중이 높은 만큼 파업 등 강경 대응이 이어질 경우 부담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은 전체 인력 중 사내하청 비중이 약 60% 수준에 달한다.
다만 교섭 범위의 핵심 쟁점인 ‘실질적 지배력’의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당장 협상 테이블에 앉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분위기가 지배넉이다. 실질적 지배력이 특정 업무 단위인지, 회사 전체인지, 혹은 공장 단위인지에 따라 교섭 대상과 범위가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원청이 하청 노조의 교섭 상대가 되는지, 즉 ‘사용자성’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판단이 향후 기준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청 노조와 교섭 테이블에 앉게 될 ‘1호 기업’이 어디가 될지도 관심사다. 이미 사용자성에 대한 법적 판단이 나온 한화오션과 현대제철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대제철의 경우 교섭 의제에 산업안전 관련 사안이 포함된 만큼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실질적 지배력의 범위가 어디까지 인정될지에 따라 산업 현장의 노사 관계 구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전례가 없는 상황인 만큼 법적 검토와 내부 대응 체계를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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