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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6000m 심해 희토류 개발 동맹…中 지배력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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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경 기자I 2026.08.13 16: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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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만t 이상 매장 추정…이트륨은 780년치 규모
내년 채굴 시험 착수…2028년 상업화 여부 평가
트럼프·다카이치 공동 개발 합의…美기업 관심
600배 수압·환경 논란·높은 생산 비용은 과제
中 희토류 무기화 대응…경제안보 동맹 강화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국과 일본이 일본 최동단 미나미토리시마 인근 심해에 매장된 희토류 공동 개발에 나섰다. 수 세기에 걸친 전 세계 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매장지를 개발해 중국이 장악한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중국 역시 이 일대에서 탐사와 군사 활동을 확대하고 있어 자원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에 맞서기 위한 미국과 일본의 세계 최심해 해저 채굴 계획’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나미토리시마 프로젝트를 집중 조명했다.

중국 동부 장시성 간저우 안위안현에서 희토류 산업 단지가 건설 중이다. (사진=AFP)
중국 동부 장시성 간저우 안위안현에서 희토류 산업 단지가 건설 중이다.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 3월 정상회담에서 미나미토리시마 인근 희토류 공동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당시 양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해당 해역의 희토류 매장량이 “수 세기에 걸친 산업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며 공동 개발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나미토리시마는 도쿄에서 남동쪽으로 약 1600㎞ 떨어진 외딴섬이다. 기상관측소와 활주로 외에는 별다른 시설이 없지만, 해저 진흙층에는 상당한 희토류가 묻혀 있어 경제안보 측면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일본 정부는 올해 초 시범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이트륨, 가돌리늄, 디스프로슘 등 중희토류가 상당량 포함된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도쿄대 연구팀은 2018년 조사에서 미나미토리시마 남쪽 해저 진흙층에 1600만t 이상의 희토류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LED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장비에 쓰이는 이트륨은 세계 수요 기준 약 780년치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내년 2월 정련·제련까지 포함한 본격적인 채굴 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며, 2028년에는 상업화 가능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성공하면 일본 최초이자 유일의 희토류 생산기지가 된다.

미국 기업들도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 휴스턴의 심해개발 기업 딥리치 테크놀로지를 비롯한 북미 기업들이 일본 측과 초기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일본이 보유한 심해 탐사 기술과 미국 석유·가스 업계의 심해 시추 기술을 결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상업화까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매장지는 해수면 아래 약 6000m에 위치해 현재 해상 석유 시추보다도 훨씬 깊다. 현장의 수압은 해수면의 약 600배에 달하며, 심해 생태계 훼손 우려도 제기된다. 민간에서는 상업 생산까지 10년 이상과 수십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고, 생산 비용도 중국 광산의 약 3배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일이 기술적 난제와 막대한 비용에도 불구하고 심해 희토류 개발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가 있다. 중국은 지난해 4월 미국과 무역 전쟁을 본격화하며 희토류 수출 통제를 시작했고, 작년 말에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대일본 희토류 수출을 사실상 중단했다. 미나미토리시마 인근에 묻힌 중희토류는 현재 중국이 사실상 생산을 독점하고 있으며 수출 통제도 가장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중국이 태평양 희토류 매장지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점도 미·일이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중국은 이미 국제해저기구(ISA)를 통해 미나미토리시마와 미국령 괌 인근 해역의 심해 탐사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6월에는 중국 항공모함이 처음으로 해당 해역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진입해 군사적 긴장감을 높였다.

미나미토리시마 프로젝트는 다카이치 총리의 경제안보 분야 역점 사업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미국을 프로젝트에 끌어들임으로써 미·일 동맹도 한층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핵심 광물 공급망을 양국이 함께 구축하면 경제안보 분야에서 결속을 강화하겠다는 셈법이다.

윌리엄 차우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나미토리시마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미국과 일본은 희토류 채굴부터 영구자석 생산까지 아우르는 완결형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다”며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을 약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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