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금융가는]관피아 약해지고 내부 인사 약진
국책은행 수장 나란히 모두 '전북 출신' 눈길
앞으로 금융권 인사에도 기조 확산할 지 촉각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새 정부 들어 산업은행 회장과 수출입은행장 자리에 잇달아 ‘내부 출신’이 오르면서 금융권에선 “관료 독식 구도에 균열이 생겼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간 이 자리는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 등 전직 관료 출신이 차지하던 자리이기 때문이다.
 | | 박상진 산업은행장(앞), 황기연 수출입은행장(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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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권에선 금융 공공기관 등 인사에서 내부 출신이 얼마나 기용될지가 가장 큰 관심거리다. 지난 9월 임명된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은 산은 준법 감시인 출신으로 산은 역사상 처음으로 내부 출신으로 발탁된 회장이다. 지난 5일 임명된 황기연 수출입은행장도 수은에서 서비스산업금융부장과 기획부장, 남북협력본부장 등을 거쳐 상임이사로 근무한 ‘정통 수은맨’이다.
국책은행 수장에 연이어 내부 출신이 기용되자 ‘관피아(관료+마피아 합성어)’ 출신을 배제하는 금융권 인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자연스럽게 내년 1월 임기 만료를 앞둔 기업은행장 후임에도 연이어 내부 출신이 임명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업은행 노조는 “신임 행장은 출신보다 전문성과 비전이 핵심”이라며 “함량 미달의 측근 임명, 보은 인사를 답습한다면 노동자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꾸준히 관료 출신이 맡아온 예금보험공사 후임에도 내부 승진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날로 임기가 끝난 유재훈 사장은 기재부 국고부 국장,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 위원 등을 거친 인물이다. 다만 최근 금융위 1급 자리에서 물러난 고위 관료 출신이 옮겨갈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지난 10일 원장 모집 공고를 낸 서민금융진흥원장 자리 역시 마찬가지다.
일각에선 이번 인사에서 ‘전북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박 회장은 전북 전주 출신으로 전주고, 중앙대를 졸업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중앙대 법대 동문이다. 황 행장도 전북 익산 출신으로 익산 이리고, 전북대를 나왔다. 금융 공공기관을 비롯해 여신금융협회장 등 주요 금융 협회장, 보험 유관기관 등 줄줄이 대기 중인 금융권 인사에 이런 인사 기조가 확산할지도 관심이다. 앞서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에도 조현(외교부)·정동영(통일부)·안규백(국방부)·김윤덕(국토교통부) 등 전북 출신들이 대거 참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