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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현대차가 지난달 노조 측에 제시한 3차안보다 높은 수준이다. 현대차는 기본급 8만 9000원 인상, 성과금 350%+1000만원, 자사주 15주를 제시했다. 기아의 기본급 인상액이 4000원, 정액 성과금이 100만원 많고 자사주도 30주 더 많다. 현대차 노조가 이를 거부하고 부분파업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기아가 더 높은 수준의 첫 제시안을 내놓은 셈이다.
기아 사측은 생산특근 참여 때마다 1만5000포인트를 지급하는 마일리지 제도를 신설하고, 기존 합의한 350명에 300명을 추가해 총 650명의 엔지니어를 충원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주택자금 대출 규모도 연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기아 노조가 사측 제시안을 수용한 것은 아직 아니다. 노조는 성과 분배와 별도 요구안, 단체협약 핵심 조항 등이 여전히 부족하다며 추가 제시를 요구했다. 노조 소식지에서도 사측 제시안에 대해 ‘최초 동종사 수준을 넘는 임금·성과금’이라는 점보다 “얼마나 제대로 제시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보다 숫자가 높다는 이유만으로는 조합원 설득이 어렵다는 의미다.
다만 노조가 이번 제시안을 이유로 교섭을 중단하기보다 차기 교섭에서 추가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사측 역시 합리적이고 공정한 보상을 위해 추가 제시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협상 테이블은 유지되고 있다. 첫 제시안에서 임금·성과급의 큰 틀이 잡힌 만큼 세부 요구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교섭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기아가 현대차보다 먼저 임단협을 끝낼 수 있느냐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현대차의 합의안이 그룹 내 임금협상의 사실상 기준점 역할을 해 통상 현대차가 먼저 타결하고 기아가 뒤따르는 흐름이 일반적이었다. 기아가 먼저 임단협을 타결한 건 2011년인 만큼 만약 올해 기아가 먼저 합의한다면 15년 만에 협상 순서가 바뀌게 된다. 그해 기아는 8월 19일 임단협을 먼저 타결하고 현대차가 8월 27일 뒤를 이었다.
현대차는 여름휴가 이후에도 파업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조별로 12~13일 각각 4시간, 14일과 18일 각각 6시간씩 부분파업을 결정했다. 반면 기아는 파업을 실제 생산 차질로 연결하지 않은 채 특근까지 이어가며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의 1차 제시안은 단순히 현대차보다 임금·성과급을 높게 제시했다는 의미를 넘어 기아 노사가 임금·성과급을 중심으로 현대차보다 먼저 접점을 찾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신호”라며 “향후 사측이 노조측 별도 요구와 단체협약을 얼마나 보강하느냐가 선타결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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