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10월16일 19시12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크레딧 스프레드의 등락은 곧 회사채 시장의 투심과 자금의 이동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크레딧 시그널’은 매주 변화하는 스프레드 추이를 중심으로 시장의 전체적인 흐름과 맥락을 직관적으로 짚어냅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연초에는 자금 집행이 없다가 지금은 실사 대기 중인 곳이 너무 많다. RFP만 열 건이 쌓여 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4분기 북클로징 시기에도 회사채 시장으로 몰려드는 기관 자금 흐름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올해는 연기금 등 주요 기관의 위탁 자금 집행을 앞두고 운용사 실사와 제안요청서(RFP) 대기 물량이 쌓이면서 스프레드가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통상 이맘때는 기관들이 장부를 닫으면서 수요가 줄고 스프레드가 벌어진다.
금리가 고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에 주식시장 고점 부담까지 맞물리면서 회사채로 자금이 옮겨가는 ‘머니무브’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다만 미국 금리 변동성과 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추세 전환을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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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무보증 3년물 ‘AA-’급 회사채 금리는 4.541%로 전 거래일(4.559%)보다 1.8bp(1bp=0.01%포인트) 내렸다.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던 지난달 28일(4.788%)보다 24.7bp 낮고 지난 8일(4.651%)보다도 11.0bp 내려오면서 8월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준물인 국고채 금리가 하향 안정 흐름을 이어간 영향이 컸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28일 4.119%로 연중 최고치를 찍은 뒤 16일 3.854%까지 26.5bp 내려왔다. 지난주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0여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을 때도 상단이 막혔던 국고채 금리가 안정세를 굳히면서 회사채 금리도 함께 내려왔다는 설명이다.
회사채 스프레드도 북클로징 시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회사채 스프레드는 안전자산인 국고채 금리와 회사채 금리의 차이를 뜻한다. 이날 국고채 3년물과 ‘AA-’급 회사채 간 스프레드는 68.7bp로 7월 이후 65.9~72.3bp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3분기만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회사채를 많이 담는 기관들이 북클로징에 들어가면 유동성이 빠르게 줄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런 우려를 덜어낸 건 연기금 등 주요 기관의 위탁 자금이다. 연초 자금 집행에 소극적이던 이들 기관이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북클로징에 따른 유동성 공백을 메우고 있다는 평가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원래 이맘때는 북클로징 시기라 스프레드가 벌어지는데 올해는 상당히 특이하다”며 “다들 금리가 고점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 고점에 대한 의식까지 합쳐지면서 연기금 등 메인 기관 자금이 넘어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단기자금 시장 금리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기준 91일물 기업어음(CP) 금리는 3.66%로 15거래일 연속 올라 연중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지난달 17일(3.26%)과 비교하면 한 달 새 40bp 뛰었고 지난주(8일·3.53%)보다도 13bp 높다. 다만 시장에서는 CP 금리 상승을 단기자금 시장 경색의 신호로 보기보다는 그동안 이례적으로 낮았던 금리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같은 날 ‘AA-’급 회사채와 CP 간 금리 차이는 89.9bp로 지난달 28일(141.8bp)보다 51.9bp 좁혀지면서 4월 초 이후 6개월여 만에 가장 좁아졌다. 단기 조달의 금리 이점이 줄어든 만큼 CP로 자금을 조달해온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검토할 유인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른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단기자금 상황이 안 좋은 건 아닌 만큼 덜 올라와 있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기관 자금 집행이 이어지는 한 회사채 스프레드가 당분간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BBB-’급 금리는 15일 기준 10.358%로 여전히 10%대에 머물러 있어 자금 유입 효과가 비우량 등급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한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회사채 금리는 선반영된 부분이 많았고 CP 금리는 이상하리만치 낮았다”며 “회사채 시장으로 머니무브가 이뤄지면서 정상화라고 표현하긴 애매하지만 제자리로 돌아오는 과정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미국의 금리 변동성과 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속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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