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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눈에 띄는 것은 통신망 공격을 상정한 첫 ‘모바일 통신 저속화 훈련’이다. 중국의 사이버 공격이나 해저케이블 절단 등으로 통신 인프라가 손상된 상황을 가정해, 오는 10일 중부와 13일 북부에서 휴대전화 통신을 30분간 느리게 만든다.
4G·5G 속도를 제한해 동영상 시청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 화상회의처럼 데이터를 많이 쓰는 통신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재현한다. 인구의 70%가 넘는 약 1700만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음성통화와 유선회선, 와이파이는 그대로 쓸 수 있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긴급신고 같은 공공서비스도 계속된다. 통신이 끊긴 상황에서 행정기관과 시민이 대체 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목적이다.
사령부와 연락이 끊겼을 때 현장 지휘관이 독자 판단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지도 검증한다. 대만군은 최근 ‘분산형 지휘’ 개념을 강화하며 통신 환경이 나빠진 상황에서의 작전 지속 능력을 중시하고 있다.
배경에는 중국이 군사 침공에 앞서 봉쇄와 통신 방해를 걸어올 것이라는 경계심이 있다. 대만은 에너지와 식량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해상 교통로가 막히면 경제와 시민 생활이 크게 흔들린다.
이번 훈련의 또 다른 특징은 성격이 군사훈련에서 대만 전체의 위기 대응 훈련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추진하는 ‘전 사회 방위 회복력’ 구상의 일환으로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소방, 의료기관, 민간기업도 참여한다. 각지에서 도시 단위 훈련을 실시해 주민 대피와 정보 전달, 인프라 복구 절차를 점검한다.
대만군의 방어 구상에도 변화가 있다. 과거에는 중국군을 해안선에서 물리치는 ‘수제격멸’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일부 상륙을 허용한 경우도 상정해 시가지 방어와 지구전 훈련을 늘리고 있다.
대만 안보 문제에 밝은 가키자와 미치 전 외교관은 “중국군의 유력한 상륙 지점으로 꼽히는 대만 북부 단수이강 하구에서 타이베이항 주변까지의 방어 훈련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훈련이 보여주는 것은 전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통신망과 물류망에 압력이 가해져, 시민들이 먼저 ‘인터넷이 잘 안 된다’, ‘물자가 안 온다’ 같은 이상을 마주할 가능성이다. 대만 사회가 그런 초기 단계의 위기를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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