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구마모토 강진 발생 후 엿새 만에 현장을 찾아 지진 피해 복구에 예비비 200억엔(약 182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라고 3일 밝혔다. 니혼게이자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이날 다카이치 총리가 이달 4일 200억엔의 예비비 사용을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하겠다고 보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왼쪽) 일본 총리가 3일 구마모토현 히카와초의 피난소를 방문해 지진 피해자로부터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사진=교도통신·로이터)
예비비 사용을 결정하면 즉각 물자 지원과 재해 복구에 충당한다. 다카이치 총리는 예비비 사용 결정과 더불어 지진, 태풍, 호우 등 대규모 자연재해 중에서 피해 규모가 극심해 국가 차원의 특별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재해인 ‘게키진사이가이’(격진재해)로 지정키로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구마모토현 방재 센터에서 기자단에게 “격진 재해로 지정되면 지방자치단체 복구에 투입해야 하는 재정부담이 가벼워진다”며 “생활 재건 등을 위해 기한연장 등 특례를 마련하는 ‘특정 비상재해’(도쿠베투 히조 사이가이)의 적용도 결정했다”고 말했다..
특정 비상재해란 대규모 재난이 발생했을 때 피해 주민과 기업의 행정적 권리·자격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특별 지정하는 재해를 일컫는다. ‘격진재해’가 지자체의 ‘복구비’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라면 ‘특정비상재해’는 피해자의 운전면허증, 영업 허가 등 ‘행정 절차와 유효기한(법적 권리)’을 구제해 주기 위한 제도다. 일본의 ‘특정비상재해 피해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조치에 관한 법률’에 바탕을 두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구마모토현 히카와초의 피난소를 방문해 지진 피해자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나라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하고, 할 수 있는 일은 전부 할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육상 자위대 소속 헬리콥터를 이용해 지진 뒤 폭발·붕괴 사고가 난 대형 쇼핑센터 ‘이온몰 구마모토’와 굴뚝 붕괴 사고가 일어난 일본제지 야쓰시로 공장 등의 상황을 상공에서 둘러봤다.
한편, 일본 구마모토현은 40도를 넘는 폭염까지 겹치면서 피해 복구와 피난 생활에 어려움을 커지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구마모토시 주오구의 최고 기온은 40.3도를 기록했다. 구마모토현에서 기온이 40도를 넘어선 것은 이날이 처음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지진에 따른 구마모토현 농업 관련 피해가 농업용 시설 1970곳, 농지 389곳에서 확인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