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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질서 무너진 무극화 시대, 각자도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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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4.28 19:20:24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①글로벌 질서 재편]
이란전, 동맹협의·유엔결의 없이 시작
협상보다 행동이 앞서던 시대로 회귀
美 의존 아닌 독자 생존 전략 찾아야

이란 전쟁은 세계 질서의 변화를 입증했다. 협상 테이블이 공습으로 대체되고 동맹 협의 없이 전쟁을 시작하는 시대가 됐다. 미국 주도의 단극 질서가 흔들리고 다극 체제로 이동하면서 힘의 우위 논리가 더 강하게 작동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데일리는 6월 16~17일 이틀간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이데일리 전략포럼 ‘힘의 시대, 문명의 재편: 누가 신세계를 설계하는가’에 앞서 이란 전쟁을 계기로 가속하는 글로벌 질서의 근본적 변화를 짚는 기획을 총 6회에 걸쳐 연재한다. 국내외 석학들과 함께 안보·경제·금융·공급망·기술까지 각 분야에서 패러다임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협상 테이블이 공습으로 대체됐다.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과 핵 협상을 진행하던 중 갑자기 공격을 감행했다. 동맹 협의도, 유엔(UN) 결의도 없었다. 전후 70여년을 지탱해온 규범 기반의 국제 질서가 이 순간을 기점으로 결정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 힘의 우위와 선제 타격 논리가 다자 협의와 국제 규범을 밀어낸 시대로의 회귀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조한범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2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국제 질서를 ‘다극화’가 아닌 ‘무극화’로 규정했다. 조 석좌연구위원은 “아무도 질서를 지키지 않고 지킬 의지도 능력도 없다. 이것이 무극화다”며 “국제 질서가 사실상 무정부 상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이란 전쟁은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고 진단했다.

국제정치 석학인 신기욱 미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교수도 “자유 국제 질서는 끝이 났다. 지금은 신냉전이 아니라 1930년대와 비슷한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1930년대는 파시즘과 나치즘이 부상하고 강대국들이 힘의 논리로 국제 질서를 재편하던 시대다. 규범보다 힘이, 협상보다 선제 행동이 앞섰다. 냉전 시기에는 적어도 적과 아군의 구분이 있었고 나름의 질서가 있었다. 이라크전 때는 ‘9·11 테러’라는 명분이 있었고 유엔(UN)을 통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협상 중에 갑자기 감행됐고 동맹 간 협의도 없었다.

규칙 기반의 질서가 흔들리자 각국은 새로운 생존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각자도생’의 길에 들어섰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은 이란 전쟁 이후 지정학 시나리오 분석에서 “미국의 적대국들이 가장 먼저 흔들려는 것은 동맹의 결속력이다”며 “에너지와 공급망 압박은 이러한 결속력 균열을 가져오기 위한 일차적인 메커니즘이다”고 진단했다. 동맹 내 결속이 흔들리거나 방향이 불분명해질수록 동맹국들이 미국에만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압박이 커진다는 것이다.

조 석좌연구위원은 “동맹에 대한 과도한 무시도, 맹신도 문제다”며 “현실적인 동맹 관계에 따라 대한민국 국익 우선의 전략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이제 경쟁력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도 “혼란스러운 국제 환경 속에서 한국이 전략적 다변화와 유연성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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