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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GC가 추정치를 공개하기 직전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6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됐다. 금값은 지난 1월 29일 온스당 5600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이란 전쟁 개시 이후 3월 한 달간 12% 빠지며 2008년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전쟁이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면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오히려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부각된 영향이다. 별도의 이자 수익이 없는 금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WGC의 존 리드 수석전략가는 “꽤 오랜만에 금값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조정을 받았다”며 “바로 이런 기회를 기다리며 관망해 왔던 중앙은행들이 (시장에) 들어와 한 무더기씩 쓸어 담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일부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량을 줄이는 가운데 순매입 규모가 늘어난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1분기 매도자 명단에는 튀르키예와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중앙은행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이미 금을 팔고 있던 다른 소규모 중앙은행들 및 국부펀드들과 함께 1분기 동안 약 115톤을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추산됐다.
당시 이들의 매도세는 “중앙은행들의 금 선호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이어지기도 했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금값 강세장의 핵심 동력으로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추세가 꼽혀 왔기 때문이다.
매도 배경은 국가별로 달랐다. 튀르키예는 이란 전쟁이 자국 통화와 경제에 미칠 충격을 막기 위해, 러시아는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각각 금을 팔았다. 아제르바이잔의 경우 보유 한도를 초과한 물량을 정리하려는 차원이었다.
매도 사유가 ‘금 자체에 대한 신뢰 후퇴’가 아닌 각국의 재정·외환 사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수 측 중앙은행들은 가격 조정을 오히려 저가 매수 신호로 받아들인 셈이다.
WGC의 추정치 중 상당 부분은 공개되지 않은 거래로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다. WGC 의뢰를 받은 컨설팅사 메탈스포커스는 공개 데이터와 무역 통계, 현장 조사를 결합해 추정치를 산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