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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현 부연구위원은 성별에 따라 정신건강을 인식하는 방식이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24년 기준 19~34세 청년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4.4명으로 집계됐지만 남성은 29.5명, 여성은 18.8명으로 차이가 났다. 반면 자해와 자살 시도로 응급실을 찾는 비율은 여성에서 더 높은 ‘성별 역설’이 나타났다.
문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이는 정신건강 영역에서 남성과 여성의 대응 방식이 뚜렷하게 갈리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청년 남성은 문제를 축소하거나 참고 넘기는 경향이 강하다. 감정 억제 규범 속에서 분노를 외부로 표출하거나 위험 행동으로 이어지며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는 특징을 보인다. 반면 여성은 불안과 우울을 내면화하며 자기검열과 과잉 적응으로 대응한다. 이 과정에서 자율성이 줄고 자기관리 부담이 커지며 고통이 만성화되는 양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안전에 대한 인식 역시 성별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범죄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청년은 남성 31.2%, 여성 53.5%로 여성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밤길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수치도 여성이 49.4%로 응답해 남성(11.8%)보다 현저히 높았다.
성·재생산 건강 영역에서도 수치로 확인되는 격차가 존재했다. 김동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임신 사전건강관리 지원사업 참여율은 여성 참여가 92.2%에 달한 반면 남성은 25.3%에 그쳤다. 실제 건강검진 참여율도 여성은 거의 모든 지역에서 90% 이상인 반면 남성은 평균 12.0% 수준으로 크게 낮았다.
월경·임신·출산·난임 등 주요 건강 논의가 여성 중심으로 다뤄지는 반면 남성의 성 건강은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HPV 예방접종이 최근에서야 남성으로 확대된 점도 이러한 흐름을 보여준다.
건강 격차 놓곤 “접근성 높이는 게 해답”
현장에서는 건강 격차와 관련해서 다양한 제안을 내놨다.
지인구 서울광역청년센터 청년마음팀장은 “남성은 여성보다 서비스를 덜 이용하는 집단이 아니라 더 늦게 유입되는 집단일 뿐”이라며 “운동이나 PT 같이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남성 청년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지 팀장은 “특히 자신의 상태를 말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향이 있는 특성을 고려해보면, 상담 이전 단계에서 자신의 심리적인 상태를 비춰볼 수 있는 방식도 대안이 될 것 같다”고 제언했다.
김해온 인권활동 퍼실리테이터는 “성착취 피해 상황에서는 보호자의 동의 여부와 의료기관의 태도, 신분 노출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의료 접근이 어려워지는 만큼 접근 경로를 설계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식 연구위원도 “영국 같은 경우 임신중지를 할 수 있는 시설에 누구나 쉽게 들어갈 수 있게끔 다른 건물과 비슷하게 만들어져 있다”며 “이들이 시설에 접근할 수 없을 경우 담당자가 그 친구와 연락을 해 교통비 등을 지원해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박광모 여성의학연구소 난임연구실 연구원은 “난임에는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문제가 있음에도 여성에게 더 많은 치료와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서 인식 전환과 정책 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