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ICT와 인공지능(AI) 산업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양국이 중동 허브 자리를 두고 기술 패권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대규모 자금을 풀고 있어 글로벌 자본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에 더해 국내 딥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현지 관심도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 국내에서 관련 분야 기업뿐 아니라 현지 알짜 기업에 투자하거나 국내 포트폴리오의 현지 진출을 돕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이유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은 AI·딥테크가 유망 분야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중동은 ‘긴 호흡’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 시장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련 규제를 자세히 뜯어보고 진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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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근 변호사는 영국 로펌 트라워즈앤햄린스의 UAE 두바이 사무소에서 근무한다. 윤 변호사는 “최근 몇 년간 게임, ICT, 블록체인, 금융투자 등 다양한 분야 국내 기업이 중동으로 진출하고 있다”며 “UAE와 사우디 등 중동 국가들이 경제 다각화에 절박한데 특히 디지털, ICT 인프라 구축에 집중한다”며 관련 분야 기업의 진출을 독려했다.
예컨대 사우디는 앞서 국가 데이터·AI 전략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200억달러(약 27조 592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 자금을 투입해 2만명 이상의 AI 전문가를 양성하고, 3만개 이상의 AI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UAE 역시 센티니얼 2071이라는 50년 장기 계획과 국가 AI 전략 2031을 통해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고 있다.
김숭 대표는 UAE와 사우디가 AI 그리고 ICT 전환에 속력을 내면서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현황을 전했다. 일례로 사우디의 경우 AI 인재 채용 증가율이 글로벌 3위로 AI 기술 분야 종사자 중 여성 비율이 남성보다 높은 유일한 국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UAE는 세계 최초로 AI 장관을 임명했고 AI 전문대학도 설립했다. UAE는 또 대규모 AI 인프라 프로젝트를 펼치면서 올해 초에는 오픈AI와 손잡고 전 국민에게 챗GPT 플러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보급 국가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유태양 작가는 “우리로 따지면 모태펀드 성향이 강한 전략적 투자자(SI)인 국부펀드의 자회사가 아랍어권 거대언어모델(LLM)인 팔콘과 자이스를 내놨다”며 “성능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아랍어권 인구가 10억명을 넘어가는 만큼 패권 장악을 위한 초석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윤 변호사는 업종별로 규제를 미리 파악해 진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UAE와 사우디를 중심으로 ICT나 AI 관련 규제를 글로벌 스탠다드, 특히 유럽연합(EU) 기준에 맞춰 만들고 있다”며 “그럼에도 추진하는 사업에 따라 규제 환경과 네트워크가 풍부한지를 고려하고 진출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 대표는 “중동은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하는 시장이라 기대하는 속도와 실제 비즈니스 속도의 간극이 느껴질 수 있다”며 “처음 진출하는 경우 현지 투자자들이 보수적인 성향이 있어 실질적으로 매출을 확실히 증명할 수 있는 서비스나 제품이 있기를 선호하므로 충분히 수익을 낼 구조를 갖고 진출하는 걸 추천한다”고 이야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