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우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교수는 28일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SK아이젠(AIGEN) 사전 설명회에서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이렇게 설명했다. AI로 글을 쓰고 코드를 짜고 이미지를 만드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게 됐지만, 무엇이 좋은 결과물인지 판단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안목까지 AI가 대신해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가 꼽은 경쟁력은 호기심과 취향, 문제의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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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이탈리아에서 미켈란젤로의 대표작 ‘피에타’를 직접 봤던 경험도 소개했다. 작품 앞에서 황홀함을 느끼며 진정한 걸작이 무엇인지 실감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경험을 AI 시대에 빗댔다. 과거에는 머릿속 생각을 실제 결과물로 구현하려면 오랜 시간 기술을 익혀야 했다. AI는 이 과정을 크게 단축해 누구나 상당한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도록 돕는다. 하지만 결과물을 만드는 능력이 보편화됐다고 걸작까지 쏟아지는 것은 아니다.
박 교수는 “AI가 우리에게 미켈란젤로의 손을 준 것과 마찬가지”라며 “그렇다면 미켈란젤로의 눈은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그가 제시한 답은 호기심과 취향, 문제의식이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무엇이 아름답고 유용한지 구별하는 감각을 날카롭게 다듬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가 AI의 변화를 실감한 순간은 챗GPT가 처음 등장했을 때가 아니었다. 챗GPT가 공개된 2022년 11월 30일도 중요한 날이지만, 그는 클로드 오퍼스 4.0이 공개된 올해 2월 6일을 더 강렬하게 기억한다고 했다. 당시 새 AI 모델을 클로드 코드에 연결해 사용하면서 AI가 컴퓨터 안에서 여러 명령을 연이어 실행하는 능력의 가능성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AI가 질문에 답하거나 개별 작업을 돕는 도구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여러 단계를 이어서 수행하며 사람이 하던 작업을 상당 부분 맡길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이후 이메일 21통을 추려 1통으로 받아보는 도구를 만드는 등 AI를 활용한 자동화에 몰두했다. 강연 중에도 여러 AI 작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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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르는 문제를 AI에 입력해 정답만 받아 적기보다, 왜 그 문제를 모르는지, 무엇을 공부해야 해결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AI를 24시간 곁에 있는 과외교사처럼 활용해 스스로의 이해 수준을 점검하라는 조언이다.
박 교수는 AI가 그럴듯한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어내더라도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은 별개의 문제라고 봤다. 결과물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는 것과 정말 좋은 결과물로 다듬는 것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메우려면 AI가 내놓은 답을 평가하고 수정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AI가 결과물을 만드는 문턱을 낮출수록 무엇을 만들지 결정하고, 결과물의 가치를 판단하며, 끝까지 다듬는 사람의 역량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박 교수는 AI 시대에 지능이나 기술을 갖추는 것만큼 자신의 취향과 문제의식을 키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SK아이젠은 2027년 3월 기준 만 19~34세 대한민국 청년을 대상으로 50명 안팎을 선발한다. 프로그램은 2027년 3월 시작해 약 22개월간 서울 강남구 선릉 인근 전용 공간에서 대면·전일제로 운영된다.
참여자에게는 매월 300만원의 생활 지원금과 전용 학습·협업 공간, AI 도구, 노트북 대여, 현장 전문가와 협업할 기회가 제공된다. 서울대 캠퍼스도 교육에 활용할 계획이다. 전일제 프로그램인 만큼 학업이나 직장, 사업과 병행하기는 어렵다.
지원은 11월 1일 오전 9시부터 15일 오후 11시까지 SK 커리어스와 아이젠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지원서와 온라인 AI 인터뷰, 종합 역량 검사, 면접을 거쳐 2027년 1월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학점이나 자격증, 완성된 아이디어와 뚜렷한 성과는 필수 조건이 아니며 포트폴리오 제출도 선택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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