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지난 29일 경주 정상회담에서 이같은 내용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중 핵심 일정으로, 약 2시간의 만찬 회동에서 경제·안보 협력이 집중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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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법무법인 태평양 통상전략혁신 허브(TSI Hub)의 ‘한미 정상회담 주요 성과와 시사점’ 뉴스레터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주목되는 성과는 자동차·부품 관세 인하다.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15%로 낮아졌다. 지난 7월 상호관세율을 15%로 인하했지만 자동차 분야는 25%가 유지됐었다. 이번 조치로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 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한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 조성을 최종 확정했다. 세부 구성은 현금 투자 2000억 달러와 조선산업 협력 1500억 달러다. 현금 투자는 연간 최대 200억 달러 한도로 10년 이상 분할 납입된다. 조선 투자금은 현금, 선박금융, 보증 등 복합 형태로 구성된다.
펀드 수익은 원리금 회수 전까지 한미가 5대5로 분배한다. 이번 합의는 한국의 투자 약속을 전제로 미국이 관세 완화를 확정한 형태다. 한미 통화스왑은 별도로 설정되지 않았다. 장기 분납 구조로 외환시장 변동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핵추진 잠수함 기술 이전 첫 사례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 확보 의지를 공식화했다. 운용에 필요한 핵연료(농축우라늄) 확보를 위한 미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핵추진 잠수함은 디젤 잠수함보다 장기간 잠항이 가능해 북한과 중국의 잠수함 전력 대응에 핵심 자산으로 평가된다.
잠수함 연료로 사용되는 농축우라늄은 군사 목적 핵물질로 분류된다. 한국이 이를 확보하거나 운용하려면 미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번 논의는 한미 원자력협정상 제약을 완화하고 핵연료·원자력 기술 협력 확대를 검토하기 위한 첫 공식 협의다.
미국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원칙적으로 승인했다. 첫 건조는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형태로 추진된다. 이는 미국이 동맹국에 핵추진 기술 이전을 허용한 첫 사례다. 한미 간 방위 기술 협력이 확장억제 수준에서 전략 기술 협력 단계로 전환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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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을 계기로 항공, 방산, 에너지, 디지털 등 주요 산업별 협력 프로젝트가 발표됐다.
항공·방산 분야에서는 대규모 항공기·엔진 구매 계약과 조기경보기 개발 사업이 체결됐다.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한국의 항공우주 기술 협력 확대가 동시에 추진된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미국산 LNG 장기 도입, 우라늄 농축시설 확장, 전력망 인프라 투자 등이 논의됐다.
디지털 및 첨단기술 분야에서는 ‘기술번영협정(Technology Prosperity Deal)’ 체결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6G, 반도체, 바이오 등 핵심 기술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조선·해양 산업에서는 미국 내 조선소 현대화, 해양 방산 협력, 인력 양성 등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어음주고 현찰받았다”…향후 과제는
태평양 통상전략혁신 허브는 이번 합의를 “어음주고 현찰받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3500억 달러 투자를 유지하되 현금 비중을 분산했고 통화스왑도 확보하지 못했지만, “상업적 합리성 기반 투자” 문안을 양해각서(MOU)에 포함해 안전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정상회담 기회를 놓치면 경쟁국인 일본, 유럽연합(EU)의 대미 자동차 관세율 15%보다 높은 25%를 장기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국 제조업과 고용, 수출에서 중요한 자동차 산업에 미칠 충격 우려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한미 통상현안이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니다. 미국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근거한 품목관세는 지속되고, 반도체, 의약품 등은 여전히 미래진행형이다. 미국의 수출통제도 공고하다. 태평양 통상전략혁신 허브는 “기업들은 관련 사안을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시나리오별 전략수립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핵추진 잠수함 관련 기술 교류는 한국 조선·방위산업의 고도화를 촉진하는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다만 국제 비확산체제 하 엄격한 규제 준수와 안전조치 이행이 필수적이며,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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