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트래픽 과금에서 품질 보장으로”…AI·6G 시대 통신규제 새판짜기 필요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현아 기자I 2026.09.17 19:07:03
ai번역
  • 영어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통신업계 “투자 유인책 필요”
남석 통신정책관 “AI·사물 연결 맞춰 법·거버넌스 개편”
학계 “통신사, 단순 망 사업자 넘어 AI 플랫폼으로 진화”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인공지능(AI)과 6G 시대를 맞아 통신 규제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데이터 트래픽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수익은 제자리인 ‘디커플링’이 심화하면서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를 뒷받침할 새로운 제도와 수익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데이터 사용량을 중심으로 망의 가치를 평가했다면 AI 시대에는 속도와 지연시간, 안정성 등 네트워크 품질 자체를 수익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자율주행과 피지컬 AI처럼 높은 통신 품질이 필요한 서비스에는 망 중립성 원칙을 보다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혁신 서비스를 먼저 출시한 뒤 규제하는 ‘선출시 후검증’ 방식도 제안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AI와 클라우드, 사물 등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에 맞춰 통신 규제와 거버넌스를 손질하겠다는 입장이다.

17일 고려대학교 기술법정책센터(센터장 이성엽 교수) 주최로 열린 ‘AX와 6G 시대 네트워크 정책 및 수익모델 전략: EU 디지털 네트워크법(DNA) 분석과 시사점을 중심으로’ 토론회에서는 AX(AI 전환) 시대 네트워크 투자 유인책과 규제 개편 방향을 놓고 논의가 이어졌다.

“트래픽 과금에서 품질 보장으로”…AI·6G 시대 통신규제 새판짜기 필요
통신 3사 “요금 경쟁보다 차세대망 투자 유인 필요”

KT(030200), SK텔레콤(017670), LG유플러스(032640) 등 통신 3사 관계자들은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를 이어가려면 가입자 확보와 요금 인하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은일 KT 상무는 네트워크 투자가 만들어내는 가치와 수익이 엇갈리는 ‘투자와 가치의 디커플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율주행이나 피지컬 AI처럼 높은 통신 품질이 필요한 서비스까지 기존 인터넷과 같은 방식으로만 다루면 투자 유인이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혁신 서비스의 선출시 후검증 방식과 6G 주파수 할당 대가 부담 완화 등 투자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상민 SK텔레콤 부사장은 프랑스의 제4이통사 도입 이후 경쟁 심화가 오히려 시장 재편으로 이어진 사례를 언급하며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알뜰폰(MVNO) 규제 개선과 3G·구리선망 등 레거시 네트워크의 조기 전환을 통해 미래망 투자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안도 내놨다.

이규화 LG유플러스 상무는 국내 통신사의 영업이익률이 글로벌 통신사보다 낮은 7%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을 활용한 차별화된 서비스가 일반 이용자 보호 논리에 막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고려대학교 기술법정책센터(센터장 이성엽 고려대 교수)가 17일 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AX와 6G시대를 대비한 통신산업의 과제」를 주제로 제87회 정기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고려대학교 기술법정책센터(센터장 이성엽 고려대 교수)가 17일 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AX와 6G시대를 대비한 통신산업의 과제」를 주제로 제87회 정기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남석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 “AI·사물 연결 시대 맞춰 제도 개편”

남석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통신 정책의 중심을 사람 간 통신에서 사물과 AI, 클라우드까지 연결하는 차세대 인프라 정책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남 국장은 향후 정책 방향으로 전기통신사업법을 넘어서는 포괄적인 법제도 설계, 망 투자 촉진을 위한 제도 마련, 복합적인 산업 생태계를 조율할 거버넌스 구축 등을 제시했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환경인 만큼 단번에 완벽한 해결책을 내놓기보다는 방향성과 논리를 제시하며 사업자들과 협의하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 규제 개선을 달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AI와 클라우드, 사물 등이 연결되는 환경에 맞춰 기존 통신 규제의 틀을 넘어 새로운 규칙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학계 “AI 에이전트 시대, 품질 보장형 수익모델 필요”

학계와 법조계에서는 통신사의 수익모델 역시 AI 시대에 맞춰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민기 카이스트 교수는 통신사의 수익모델이 인간 중심의 트래픽 과금에서 AI 에이전트 등 새로운 경제 주체를 고려한 ‘품질 보장형 모델’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로봇, 원격의료, 스마트팩토리 등 통신 장애에 따른 비용이 큰 B2B 서비스에서는 네트워크 슬라이싱과 보안 등을 결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경희 6G 포럼 집행위원장(인하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은 6G가 단순 통신을 넘어 연산과 센싱이 결합하는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사도 AI 인프라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성현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이 기간통신사업자와 부가통신사업자를 구분하는 기존 체계에 머물러 있다며 AI 시대 사업자 역할 변화에 맞춰 법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사가 차세대 네트워크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AI·6G 시대 통신사의 과제는 더 많은 트래픽을 감당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늘어나는 트래픽과 네트워크 품질을 어떻게 새로운 수익으로 연결할지가 관건이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