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을 부릅뜬 남성이 분노에 차 고성을 질렀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끊임없이 메시지를 보내던 그는 여성이 거주하는 집 앞까지 찾아와 다짜고짜 손목을 낚아챘다. 놓아달라고 부탁했지만 잡은 손을 놓지 않은 채 소리를 지르는 남성의 얼굴이 시야 가득 들어왔다.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착용한 채 피해자의 시점에서 가해자를 바라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어깨가 위축되며 서서히 공포와 압박감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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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그램은 단순 영상 시청에 그치지 않고 영상 중간마다 ‘당신의 머릿속에 무슨 생각이 스쳤나요’, ‘누군가 당신 때문에 이런 고통을 겪는다면 어떤 마음인가요’ 등의 질문과 함께 3~4개의 선택지가 화면에 제시된다.
수형자가 직접 자신의 생각·감정과 가까운 선택지를 고르면 정답을 강요하는 대신 영상 속 사회자가 그 감정을 공감하고 분석한다. 가해 당시의 왜곡된 인지를 스스로 되돌아볼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고통을 객관화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지난 달부터 서울남부구치소 등 전국 11개 교정기관에서 VR 기반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본격 시행 중이다.
프로그램은 성폭력, 스토킹, 아동학대, 가정폭력 등 범죄 유형별 특성을 반영해 △1회기 범죄상황 인식 △2회기 인지왜곡 수정 △3회기 동의·경계 이해 △4회기 피해자 공감 △5회기 위험요인 대처 등 총 5회기로 구성했다. 수형자가 피해자의 관점을 현실감 있게 체험하고 자신의 잘못된 생각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개선하도록 돕는다.
교정본부에 따르면 시범운영 정량평가 결과 기존 집단 심리치료만 받은 통제집단과 비교했을 때 VR 치료를 병행한 처치집단에서 △인지왜곡 개선 △공격성 감소 △공감능력 향상 등 주요 평가 지표 전반에 걸쳐 높은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스토킹 범죄의 경우 VR 치료를 병행했을 때 인지왜곡 개선율이 17.2%(통제집단 7.6%), 공격성 감소율이 7.4%(통제집단 6.7%)을 기록했다. 특히 공감능력은 통제집단이 0.6% 감소한 반면 처치집단은 7.8% 향상되며 차이를 보였다. 성폭력 및 아동학대 사범 역시 인지왜곡 개선율이 각각 18.1%, 17.1%에 달했다고 교정본부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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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일각에서는 VR기기까지 지원하는 것을 세금 낭비라고 말하기도 한다”며 “30명을 교육해 단 1명이라도 재범을 막아 사회로 돌려보낼 수 있다면 이는 분명한 성공이자 꼭 필요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한편 법무부는 앞으로 운영성과를 지속적으로 분석해 범죄유형별 콘텐츠를 보완·고도화하는 등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심리치료 체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