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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아너 : 그녀들의 법정’(아너)에서 서현우는 과거를 숨기고 검사로 신분을 세탁한 인물 ‘박제열’ 역을 맡아, 매회 압도적인 긴장감을 선사하며 극을 이끌었다.
특히 서현우는 극 중 윤라영(이나영 분), 강신재(정은채 분), 황현진(이청아 분) 등 주요 캐릭터들과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며, 상대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독보적인 아우라를 뿜어냈다. 선악을 넘나드는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평과 함께 장르물 마스터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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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인물들을 서서히 조여가는 ‘포식자’ 같은 위압감을 조성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연기적 디테일이 있다면?
△“언어유희일 수 있지만, 많은 장면에서 실제로 날숨을 잘 쉬지 않았다. 포식자는 먹잇감을 천천히 유인해 단번에 제압하지 않나. 상대를 즐기듯 응시하다가 제열에게 주어진 날 선 대사들로 단번에 물어뜯는 느낌을 연구했다. 언제 공격할지 모르는 변칙적인 리듬과 템포를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20년 전 가해자가 신분을 세탁해 검사로 나타난다는 설정이 충격적이었다. 본인이 해석한 박제열의 ‘악의 근원’은 무엇이었나. 지독한 열등감을 권력욕으로 변질시키는 과정을 어떻게 설계했는지 궁금하다.
△“제열은 근본적으로 상대를 통제하고 소유하려는 욕구가 강한 인물이다. 동시에 그는 어린 시절 라영이 연인으로서 충분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고 판단하며, 단지 그 신뢰를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고 자신은 가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였다고 강하게 믿고 있다. 마음을 열고 상대에게 다가간 만큼 반응이 돌아오지 않을 때 느끼는 불안감이 자격지심과 열등감으로 자라났고, 결국 스스로 힘을 가져야 일도 사랑도 통제하며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해 이러한 왜곡된 확신이 곧 비뚤어진 권력욕과 통제욕으로 변질된 것이라 해석했다.”
-전작 ‘열혈사제2’의 남두헌 부장검사와 이번 ‘아너’의 박제열은 같은 ‘비리 검사’임에도 결이 확연히 다르다. 전작의 잔상을 완전히 지워버린 본인만의 차별화 전략이 있었나.
△“기본적으로 뒷배가 없는 검사가 승진을 위해 블랙리스트를 수집하고 비리를 저지른다는 설정에서 두 캐릭터는 유사한 지점을 갖는다. 그러나 남두헌 검사가 끓어오르는 속내를 거침없이 드러내는 유머러스한 인물이었다면, 박제열은 속내를 감추는 미묘한 표정과 시선 처리, 변칙적인 호흡에 집중했다. 외형적으로도 남두헌의 헐렁한 수트핏과 달리, 박제열은 스스로를 통제하듯 타이트한 맞춤복 느낌을 살렸다. ‘딸기 스무디’와 ‘따뜻한 차(茶)’의 온도 차처럼, 소통과 차단이라는 키워드로 차별화를 뒀다.”
-감정 소모가 상당한 촬영이 많았는데, 촬영 직후 그 서늘한 상태에서 일상으로 복귀하는 본인만의 방법이 있나.
△“감정적으로 무겁고 심각한 장면일수록 현장에서는 의식적으로 밝게 소통하며 에너지를 끌어올린다. 반대로 가볍고 밝은 장면을 찍을 때에는 오히려 차분히 집중하고 텐션을 내린다. 양팔저울처럼 개인의 감정 밸런스를 늘 중립으로 만들려고 하는 편이다. 평소 어떻게 하면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연기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개인적인 접근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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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는 일부러 위압적인 에너지를 유지하기보다, 마치 파티를 앞둔 사람처럼 컨디션이나 식사 같은 사소하고 캐주얼한 이야기를 나누며 분위기를 풀었다. 그러다 놀이공원에서 기구를 타기 전처럼 감독님께 장면의 포인트와 주의사항을 듣고, 순간의 집중과 정교한 행동으로 각자의 캐릭터를 표현하며 긴장감 있는 에너지를 교류했다. 이나영 선배와는 어느덧 세 번째 작품이라 내적 친밀감이 있었지만, 연기하는 순간 라영으로 완전히 변하는 모습에 늘 감탄했고 든든함을 느꼈다. 정은채, 이청아 배우는 함께 연기해보고 싶었던 만큼 반가웠고, 과하지 않으면서도 삼인방의 앙상블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노련함이 인상적이었다. 아내 역의 백은혜 배우 역시 힘든 정서의 장면이 많았지만 오히려 단단한 존재감으로 장면을 잡아주어 감사했다. 두 딸 역의 전소영, 김태연 배우도 힘든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현장에서 밝은 에너지를 유지해줘서 참 대견했고 고마웠다.”
-탐나는 차기작 장르가 있다면?
△“절대악에 푹 빠져있던 만큼, 이제는 유쾌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 일상에서 흔히 볼 법한, 그래서 공감이 많이 되는 짠하고 재밌는 역에 끌린다. 현실적이면서 꾸밈없는 로맨틱 코미디도 탐난다. 악역을 한 만큼 내면의 저울이 자연스럽게 그쪽을 향하는 기분이다.”
-‘아너’를 마친 지금, 배우 서현우의 연기 인생 그래프는 어디쯤을 지나고 있다고 생각하나.
△“데뷔 초부터 경험하고 쌓아 온 연기론적인 것들이 탄탄하게 구축되는 듯하지만 이제는 스스로 그걸 또 깨부수고자 한다. 이유는 명료하다. 연기적인 상황은 너무나 다양하고 역할의 디테일은 끝이 없다. 하면 할수록 연기에 마스터키라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면서 감탄하다가도 후배들의 연기를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기본기를 잃지 않되, 시대의 흐름과 트렌드를 잘 살피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더불어 요즘은 시청자분들의 영상언어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다. 배우라는 세계에 갇히지 않게 일상성을 유지하면서 꾸준한 변화를 꿈꾼다. 연기 인생 그래프가 상승이냐 하강이냐의 문제보다 그 방향이 제대로인지 늘 예의주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너 : 그녀들의 법정’을 떠나보내는 소감이 궁금하다.
△“선역과 악역을 넘나드는 것은 배우의 숙명이라 생각한다. 박제열을 처음 만났을 때 인간 서현우로서 도덕적인 고민과 망설임이 분명 있었지만, 그럼에도 역할로서 소명을 다하고자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늘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시청자분들이 계셨던 덕분이다. 박제열을 보며 함께 분노하고 그만큼 ‘아너’를 응원하며 애청해 주셨던 모든 분께 가슴 깊이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좋은 연기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늘 건강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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