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공급가 상한 걸린다...29년 만의 석유 최고가격제 전격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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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기자I 2026.03.12 19:03:56

유가 폭등에 칼 빼든 정부...정유사 공급가 상한 묶기로
2주마다 상한 조정...적용 품목은 보통휘발유·경유·등유
정유사 손실분은 정부 재정으로 보전...분기별 사후 정산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정부가 중동 사태 이후 급등한 국제유가와 국내 기름값에 대응해 29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한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중동 전쟁 여파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주유소 기름값이 소폭 하락한 가운데 12일 서울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2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대책반(TF) 회의에서 “석유가격을 안정화하고, 불합리한 가격 인상 등 시장 왜곡에 대응하며 정부, 기업, 국민들이 석유가격 인상 부담을 함께 분담하기 위해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산업부는 ‘석유판매가격의 최고액 지정 및 과잉수출 제한에 관한 규정’ 고시를 제정·시행해 상한제를 이번주 중 즉시 가동할 계획이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일부 주유소가 중동 전쟁 발발 닷새 만에 리터당 경유 가격을 850원이나 올리는 등 비정상적인 가격 결정과 정유사·주유소의 과도한 이익 추구 논란이 불거지자, 한시적으로 석유판매가격 상한을 정하는 최고가격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이는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정부의 첫 석유 가격 직접 통제다.

최고가격 산정 방식을 살펴보면, 중동 사태가 발발하기 직전인 2월 4주차 정유사의 주간 단위 세전 공급가를 ‘기준가격’으로 삼고,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인 몹스(MOPS)의 ‘변동률’을 곱한 뒤 교통·에너지·환경세와 개별소비세, 부가가치세 등 ‘제세금’을 더하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가격 상한은 원칙적으로 2주마다 조정한다. 단 시장 안정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조정 주기를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유가가 실제 국내 판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약 2주 정도의 시차가 있고, 조정 주기가 너무 짧으면 안정 효과가 떨어지고 너무 길면 변동 폭이 지나치게 커진다고 보고 2주를 적정 기간으로 설정했다”면서 “다만 가격 안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조정 주기는 탄력적으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적용 품목은 보통휘발유·경유·등유로, 선택적 소비재 성격의 고급휘발유는 제외한다. 대상도 개별 주유소 판매가가 아니라 정유사가 주유소·대리점 등에 공급하는 ‘공급가격’으로 한정했다. 다만 도서 지역 등 운송비가 많이 드는 특수지역은 일반 상한보다 최대 5% 이내에서 별도 상한을 정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또한 정부는 국내 가격을 눌러놓은 사이 국제가격이 더 뛸 경우 수출 쏠림으로 국내 공급이 부족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상한제 적용 품목에 대해 2025년 같은 기간 수출 물량의 100% 수준으로 수출을 제한한다.

최고가격 지정으로 정유사가 입는 손실은 석유사업법에 따라 정부 재정으로 보전할 계획이다. 정유사는 원가를 반영해 손실액을 산정한 뒤 공인회계법인 심사를 거쳐 분기별로 정산을 요청할 수 있다. 정부는 회계·법률·학계 등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최고액 정산위원회’ 심의를 통해 적정성을 따져 지원할 계획이다.

주유소 판매가는 직접 상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대신, 정부는 시민단체 등과 함께 주유소별 판매가격과 매입·판매·수출 물량 흐름을 상시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공급가 대비 판매가 상승률이 과도한 상위 주유소를 공표하고, 반복 적발 시 담합·매점매석·세무 조사와 과태료·영업정지 등 강력한 제재에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자영업자·농민 등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해 에너지바우처 등 별도 지원 방안도 병행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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