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미 정권 재편’의 경로는 크게 세 갈래로 압축된다. 정권 붕괴와 함께 친미·친서방 성향의 과도정부의 출범,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권력을 흡수해 군부 중심 체제로 재편, 정권이 타격을 입으면서도 버티거나 권력투쟁이 장기화하며 혼란이 이어질 때다. 첫 번째 시나리오가 가장 바람직해 보이지만 동시에 가장 많은 전제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거리 시위가 아니라, 군·정보기관 내부의 집단 이탈과 엘리트 분열이 동반돼야 가능한 경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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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의 대표적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아틀란틱 카운슬의 네이트 스완슨 선임연구원은 “지상군 투입이나 조직화한 무장 반대세력이 없는 상황에서 정권 붕괴를 기대하는 것은 대단히 큰 도박이다”며 “공습이 체제 균열의 촉매가 될 수는 있어도 곧바로 친미 과도정부 수립으로 직결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결국 ‘정권 붕괴’와 ‘정권 대체’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다.
두 번째는 혁명수비대가 권력을 장악하는 군부 주도 체제다. 조너선 패니코프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NIC) 중동 담당 부국장은 정권이 압박을 받을수록 오히려 혁명수비대가 결속해 권력을 흡수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이른바 ‘IRGC스탄’ 모델을 언급하며 형식상 새 최고지도자를 세우되 실권은 군부가 장악하는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고 봤다.
이 방법은 초기 강경 통치와 내부 단속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제재 완화와 경제 회복을 위해 미국과 제한적 협상을 시도하는 ‘전술적 유연성’을 보일 여지도 있다. 그러나 이런 체제가 곧 친미 정권으로 전환한다고 보긴 어렵다. 오히려 외부 위협을 명분으로 군부 권력이 제도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현재로선 단기적으로 가장 현실적인 경로로 평가받는다.
세 번째는 정권이 상처를 입고도 생존하거나 권력투쟁이 길어지면서 혼란을 야기하는 시나리오다. 미국외교협회(CFR)의 레이 타키 선임연구원은 “폭격으로 정권을 소멸시키는 전략은 역사적으로 성공 사례가 드물다”고 지적했다.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이념 기반의 체제이자 다층적 권력 구조로 되어 있어 외부 충격만으로 붕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대규모 시위가 강경 진압된 사례를 언급하며 “대외적 타격이 곧 내부 붕괴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고 강조했다. 아틀란틱 카운슬의 대니 시트리노위츠 연구원 역시 이번 작전이 ‘정권교체’라는 추상적 목표를 내걸었지만 명확한 종결 전략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결정적 내부 변수가 발생하지 않으면 소모전과 보복의 악순환으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는 정권이 생존 자체를 승리로 선전하며 통제력을 유지하려 하고 동시에 후계 구도와 파벌 경쟁이 장기화해 ‘불확실성의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일각에선 공습이 오히려 내부 봉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CFR의 린다 로빈슨 선임연구원은 “하메네이 제거가 곧 정권 교체를 의미하진 않는다. 혁명수비대가 곧 정권이다”며 “무장하지 않은 시민이 강력한 억압 기구를 상대로 정권을 전복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봤다. 그는 “지상군 투입 없이 체제 전환을 기대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만약 목표 달성을 위해 지상전으로 확전한다면 막대한 인명 피해와 ‘임무 확대(mission creep)’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