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정부 "관세 15%로 복원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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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3.12 19:02:28

[새 관세 칼날 겨눈 美]
한중일 등 16개 교역국 대상
제조업 과잉 생산 문제 삼아
일각선 쿠팡 문제 불똥 우려도
여한구 "위헌 관세 대체 목적"
"쿠팡과 무관…美에 입장 전달"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김형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1일(현지시간)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제조업 과잉생산을 겨냥한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한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이번 조치 이후 한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 관세가 지난해 한미 협상을 통해 정해진 평균 15%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USTR의 301조 조사 개시와 관련해 “미국의 목표는 연방대법원 위헌 판결 이전의 관세 체계로 되돌리는 것이다”며 “이번 조치 이후 한국산 제품 관세도 15%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301조 조사 개시는 지난달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에 제동을 건 이후 나온 후속 조치다. 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캐나다·멕시코·중국 등에 관세를 부과한 것은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며 위헌 판단을 내렸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즉시 시행이 가능한 무역법 122조를 활용해 전 세계 수입품에 10% 관세를 150일간 한시적으로 부과한 뒤, 무역법 301조 등을 통해 국가별 관세 체계를 다시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지난해 한미 관세 협상에 따라 일부 품목을 제외한 한국산 제품 관세를 평균 15% 수준으로 합의했지만 현재는 122조 조치에 따라 10% 글로벌 관세를 임시 적용한 상태다. 여기에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자동차(25%)와 철강(50%) 등 품목 관세도 별도로 적용하고 있다. 여 본부장 발언을 고려하면 결국 301조 조사 등을 통해 한국산 제품 관세를 지난해 한미 협상에서 합의된 평균 15% 수준으로 복원하려는 것이 미국 측 구상으로 해석된다.

USTR은 특히 한국이 전자 장비,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기계, 철강, 선박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세계 상품 무역에서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한국의 상품 무역 수지는 2023년 100억 달러 적자였지만 2024년에는 520억 달러 흑자로 급증했다는 것이다. 또 한국의 대미 상품·서비스 무역 흑자 역시 2024년 560억 달러로 확대했으며 지난해 6월까지 최근 4개 분기 기준으로도 약 490억 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는 대미 투자 확대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늘어난 측면도 있다는 설명이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의 무역 정책이나 관행이 미국 기업에 차별적이거나 국제 무역 규범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면 미국이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다. 여 본부장은 “공급 과잉 관련 조사는 한국을 타깃으로 한 것이 아니라 16개국의 전반적이고 구조적인 요인을 조사하겠다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다만 조사 확대 과정에서 한국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디지털 서비스세, 의약품 가격, 수산물·쌀 시장 접근성, 해양 오염 등 환경 문제 등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쿠팡 투자사들은 한국 정부가 쿠팡에 불이익을 줬다며 301조 조사를 줄곧 요구해 온 만큼 앞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에 대해 여 본부장은 “이번 조사는 한국을 특정 국가로 겨냥한 것이 아니라 중국 등 여러 국가의 과잉 생산이 미국 산업 기반을 약화시키는 구조적 문제를 들여다보는 것”이라며 “이번 301조 조사는 쿠팡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주 USTR 대표와 만나 협의하는 과정에서 쿠팡 관련 사안도 논의했다”며 “한국인 80%에 이르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있었고 한국 정부가 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하고 있는데 301조 적용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강하게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USTR이 또 다른 301조 조사를 통해 여러 무역 대상국과 협의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며 “그 부분은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다. 오늘 공식화된 사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USTR은 오는 3월 17일부터 4월 15일까지 이해관계자의 서면 의견을 접수하고 5월 5일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이르면 7월께 관세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상 한 국가에 대한 301조 관세 적용을 위한 조사에만 최소 수개월이 필요하지만 이번엔 16개 경제주체에 대한 대대적 동시 조사를 5개월 안에 끝내고 이를 상호관세의 완전한 대체 수단으로 쓰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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