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래 못갈 것" 경고에도 모즈타바 '초강경 항전' 예고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윤지 기자I 2026.03.09 19:48:02

[이란 차기 최고지도자에 하메네이 차남]
혁명수비대 출신…공식 직책 없이 활동
부친의 '강경 보수·反 서방 노선' 계승
美공습에 가족 폭사…순교자 반열 올라
권력승계 반발 이란, 분위기 반전 노려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이란 차기 최고지도자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56)가 선출됐다. 신학을 가르치는 중견 성직자였던 모즈타바는 공식 직책 없이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오랜 기간 이란 내 막후 실세로 활동해 왔다. 이란의 권력 기구인 전문가회의를 통해 최고지도자에 선출되면서 이란 내 강경파가 여전히 권력을 확고히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모즈타바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도 신정 체제를 통한 강한 항전 의지를 지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혁명수비대 ‘완전한 복종’ 충성 맹세

9일(현지시간) 이란 전문가회의는 이란 국영매체를 통해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알리 하메네이를 잇는 차기 최고지도자로 그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임무를 맡은 88명의 성직자로 구성한 전문가회의는 모즈타바가 하메네이의 유산을 이어갈 적절한 종교적·정치적 지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모즈타바는 최고지도자로서 이란 국정 전반에 걸친 최종 결정권을 쥐게 됐다. 그는 핵심 세력인 이란 혁명수비대의 총사령관직을 수행하며 고농축 우라늄 비축권에 대한 통제권도 갖게 됐다. 혁명수비대는 이후 성명을 통해 제3대 지도자인 모즈타바에 대한 충성을 맹세했다. 혁명수비대는 “그에 대한 깊은 존경과 충성을 표한다”며 “모즈타바의 명령에 완전한 복종과 헌신으로 따를 준비가 돼 있음을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택은 이란에 있어 새로운 시작으로 하메네이의 고통스러운 죽음을 견딜 수 있게 해 준 결정이다”며 “이슬람 체제(이란의 신정 체제)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을 것이고 특정 개인에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모즈타바는 부친 하메네이의 강경 보수·반 서방 노선을 계승하는 인물로 부친처럼 예언자 무함마드의 후손을 의미하는 검은 터번을 착용하는 ‘세예드’다. 그는 1969년 이슬람 시아파 성지인 마슈하드에서 하메네이의 여섯 자녀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부친이 팔레비 왕조의 세습통치에 반대하는 혁명운동가로 성장하고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르는 등 권력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봤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1987년 혁명수비대에 입대, 1988년까지 이어진 이란·이라크 전쟁 말기까지 복무했다. 이후 그는 시아파 신학 중심지인 곰(Qum) 지역의 신학교에서 수학했다. 현재 ‘호자톨에슬람’이라 불리는 시아파의 중간급 성직자다. 하메네이나 초대 최고지도자였던 루홀라 호메이니는 모두 아야톨라였다는 데서 차이가 있다.

그는 하메네이 생전 이란 정권에서 공식 직책을 맡지 않았고 공식 석상 등장하는 일도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하메네이 권력 접근을 통제하는 ‘막후 실세’로 평가받았다. 그는 복무 경험이 있는 혁명수비대와 정보 당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는 2005년 강경 보수파 정치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의 대선 승리, 2009년 아마디네자드의 재선 과정을 설계한 배후 인물로 지목받았다.

메흐디 라흐마티 이란 정치 분석가는 “모즈타바는 현재 상황에서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며 “그는 이미 국가의 안보와 군사 체계를 운영하고 조율하는 과정에 깊이 관여해 왔다”고 언급했다.

순교자 이미지로 세습 반발 상쇄 예상

그는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이름을 올렸지만 이슬람 혁명의 명분과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논란의 대상이었다. 이란 정권은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세습 군주제를 무너뜨리며 집권해 가족 권력 승계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전쟁이 모든 것을 뒤바꿔놨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예방 타격하면서 충돌이 시작됐고, 공습 첫날 하메네이는 아내, 딸, 손녀 등과 함께 폭사하면서 순교자의 반열에 올랐다. 이는 초대 최고지도자 호메이니도 얻지 못한 지위다. 하메네이가 순교자가 되면서 세습에 대한 반발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이다.

전쟁은 이란 권력 핵심 집단, 즉 고위 성직자와 혁명수비대,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 같은 영향력 있는 정치인들을 결속시켰고 그 결과 모즈타바 선출로 이어졌다고 뉴욕타임즈는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의 차기 최고지도자로서 모즈타바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발언한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그런 모즈타바를 택함으로써 서방에 대한 저항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란 전문가인 발리 나스르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모즈타바 선출은 놀라운 선택이지만 동시에 많은 것을 시사한다”며 “모즈타바 선출은 그의 부친과의 연속성을 의미하는 동시에 그가 알려진 것보다 더 빠르게 권력을 통합하고 체제를 장악할 준비가 돼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ABC뉴스에서 자신의 승인을 받지 않은 이란의 차기 최고지도자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5년 뒤에 (미국) 사람들이 (이란으로) 돌아와 같은 일을 또 해야 하거나 더 나쁘게는 그들이 핵무기를 갖도록 내버려 두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美·이스라엘, 이란 공격

- ‘유가 10달러 오르면 환율 15원↑’…고유가·고환율에 ‘벚꽃추경’ 현실화 수순 - 고유가·고환율·고금리 '3苦 쇼크'…항공·석화·반도체·車 시름 - 제3차 오일쇼크 직격…'경제 아마겟돈' 닥쳤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