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국무총리는 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미래대응기금 도입 과정에서 경제부총리가 정책 조율에서 배제됐다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패싱’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다소 과한 것 같다”며 “양 부처 간 협의는 있었고 현재도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초과세수를 국부펀드에 적립하자는 구윤철 전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의 구상이 미래대응기금 도입 과정에서 배제됐다는 박 의원의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한 총리는 “펀드와 기금은 충분히 양 부처가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어떤 방식이 좋은지에 대한 논의는 계속 있을 수 있고, 현재 상태에서 가장 좋은 방안을 택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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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경기가 꺾여 추가 세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는 “전문가와 재정 관료, 학자 사이에서도 의견이 다르고 과거와 지금의 반도체 사이클이 같은 상황인지 누구도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최악의 상황도 놓고 검토해야 한다는 말씀으로 이해한다”며 “국가 재정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염두에 두겠다”고 했다.
이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미래대응기금의 도입 과정과 재정 지속가능성에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답변이다. 박 의원은 구 전 부총리가 지난 5월 초과세수를 국부펀드에 적립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한 뒤 기획예산처가 미래대응기금 도입을 추진했다며 부처 간 충분한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미래대응기금 관련 법안 입법 과정에서 재경부가 10개 조문의 수정을 요구했지만 한 건도 반영되지 않은 채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행정절차법상 입법예고 기간은 원칙적으로 40일인데 이번 법안은 5일만 입법예고했다”며 “지난 8월 두 차례 열린 당정 협의에도 기획예산처 장관은 참석했지만 경제부총리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은 세수 증가를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낙관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1995년에도 반도체 초호황과 세수 증가가 예상됐지만 2년 뒤 외환위기를 맞았다며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정부, 언론 모두 경제위기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금 사업 대부분이 여러 해에 걸쳐 재정이 투입되는 점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내년도 미래대응기금 사업 130개 가운데 단년도 사업은 6%에 불과하고 나머지 94%는 3∼5년간 진행되는 사업”이라며 “내년에 45조 4000억원을 지출하기 시작하면 이후에도 재정 소요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국가채무의 관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도 내놨다. 박 의원은 중앙·지방정부의 회계상 채무를 중심으로 한 국가채무(D1)뿐 아니라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군인연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장래 재정부담까지 포괄한 이른바 ‘D4’ 기준으로 재정 위험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공적연금에 적자가 발생하면 결국 국가 재정으로 메워야 한다”며 “국가채무와 고령화가 모두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넓은 범위에서 부채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도 국가채무가 올해 본예산보다 106조원 늘고 국채 이자 지출이 40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