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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전수 조사를 바라보는 싸늘한 시선[부동산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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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기자I 2026.10.15 17: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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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농지 투기 잡겠다며 전수조사 시행
택지개발 없는데 농지 투기? '시의성 없다' 지적
수도권만 조사하면 될 일인데…지방 불만 폭발
주식시장 망가트려 놓고 부동산 손발 다 묶나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살고 있는 필자는 20년 전쯤 동네에 사는 어떤 집이 벼락부자가 됐다는 소문을 들었다. 마곡에 논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게 개발되면서 100억원이 넘는 보상을 받았다는 얘기였다. 또 세종시가 한창 개발될 때 세종시 인근이 토지보상금으로 인해 현금이 넘쳐난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 당시만 해도 이런 류의 얘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땅을 보려 다니는 사람도 많았고, 토지 사기 분양 사건도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농지전수 조사에 대해 여러 말이 나온다. 농지를 사놓고 실제로 농사를 짓지 않는 이른바 ‘가짜 농부’를 가려내고,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보유하는 행태를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농지는 식량 생산의 기반인만큼 투기 수단으로 전락해선 안 된다. 농사를 짓겠다는 허위 계획으로 농지를 취득한 뒤 방치하거나 개발 기대감에 기대어 시세차익을 노리는 행위는 엄격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런 좋은 취지가 있는데도 농지전수 조사에 대한 여론은 싸늘하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충남 홍성 문당환경 정보화 마을을 찾아 농지전수조사와 관련한 현장 농업인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충남 홍성 문당환경 정보화 마을을 찾아 농지전수조사와 관련한 현장 농업인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선 왜 하필 이런 시기에 농지를 조사하냐는 것이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정부의 택지개발 사업이 한창이었던 10년 전만 해도 토지가 투기의 수단이 될 수 있었다. 그러니 전국에서 ‘떴다방’들이 기승을 부린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전국적으로 개발 사업 자체가 개점휴업 상태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땅값 자체가 오르지 않고 있다.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마당에 땅이 돈이 되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그런데 땅을 투기 대상으로 보고 단속을 한다고 하니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백번 양보해서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사놓은 것은 제재할 수 있다. 문제는 상속을 통해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경우다. 농지를 상속받았다고 지방으로 내려가 농사를 지을 수도 없고 토지 매매 자체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처분도 어렵다. 이렇게 토지를 소유한 사람은 대부분 해당 지역에 사는 농민에게 농지를 임대해 관리하곤 한다. 그런 사람들도 범죄자 취급을 한 것이니 감정이 좋을 리 없다. 다행히 정부가 보완책을 내놓으면서 상속으로 인한 농지 소유는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인 일이다.

두번째는 투기를 잡겠다면서 전국을 다 조사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높다. 이미 지방 부동산 시장은 얼어붙은 지 오래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시도별 지가변동률 자료를 보면 2021~2025년까지 5년간 누적 기준으로 전국은 12.7%였다. 서울(17.7%)과 경기(14.1%)는 전국 평균보다 높았지만 경북(6.8%), 경남(5.4%), 전북(6.0%), 전남(8.1%) 등 비수도권 지역은 전국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상황이 이런데 정부가 전국적으로 농지전수 조사를 하자 지방은 농지 거래 자체가 막히면서 농지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지역 농민들이 폭발하고 있는 이유다. 이들은 투기 차단 목적이라면 투기 수요가 있는 수도권 농지를 집중 조사하면 될 일인데 전수 조사를 해서 지역 농지 시장을 붕괴시켰다고 성토하고 있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의 태양광 발언까지 겹치면서 농지를 빼앗아 태양광 단지로 사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억측까지 나온다.

근본적인 불만의 이유는 나의 재산 증식을 정부가 막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 정부는 초기부터 부동산 대신 주식 시장에 투자하라고 해 왔는데 최근 들어 주식 시장이 크게 폭락하면서 오히려 재산을 까먹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부동산 관련 규제는 계속 강화되니 정부가 손발 다 묶는다는 불만이 나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아직 임기가 2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지지율이 계속해서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비거주 1주택자 규제, 농지전수 조사와 같이 민심을 헤아리지 못하는 정책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다.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많이 남았다. 이제라도 정책 방향 전환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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