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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들여도 민심 헛다리
경남지사 선거 역시 출구조사와 실제 개표가 정반대로 뒤집어진 예다. 출구조사에선 김경수 민주당 후보가 54.3%를 얻어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45.7%
)를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개표 결과 박 후보가 출구조사보다 6%포인트 가까이 높은 51.3%를 득표했다. 김 후보 득표율은 48.7%에 그쳤다. 경기도의 경우 당락은 바뀌지 않았지만 민주당 추미애 당선자의 득표율(55.0%)이 출구조사(60.4%)보다 5%포인트 넘게 낮았다. 대체로 민주당 당선자들은 출구조사 예측보다 득표율이 낮아진 반면 국민의힘 당선자들은 출구조사를 상회하는 득표율을 보였다. 이 같은 오차에 출구조사를 실시한 여론조사 회사들도 내부적으로 원인 분석에 나섰다.
이번 출구조사는 한국리서치·입소스·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가 전국 615개 투표소에서 10만 8727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투표소 출구로 나오는 매 5번째 투표자 등간격 추출로 조사됐다. 이들 기관은 출구조사가 불가능한 사전투표 결과를 추정하기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만 1357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 조사를 실시했다.
출구조사가 어긋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대선에서 지상파 3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51.7%로 과반 득표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이 대통령의 득표율은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0.8%포인트)를 벗어난 49.42%였다. 2024년 총선에서도 1, 2당은 맞추는 데는 성공했지만 현 여권은 출구조사에서 예측한 최소치보다 적은 의석을 얻은 반면 야권은 출구조사 최대치보다 많은 의석을 지켰다. 서울 마포구 갑이나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선 아예 당락이 엇갈렸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수십억 원이 들어가는 출구조사의 정확성과 효용성에 대한 의구심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출구조사가 효용을 발휘하는 건 투표 종료 후 개표 시작 전 1~2시간에 불과하지만 민심을 정확히 짚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종합편성채널 등에서 출구조사 대신 기존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메타분석이나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대안적 예측조사를 시도하는 이유다.
높아진 사전투표에 예측 난이도도 ↑
업계에선 높아진 사전투표 비율을 출구조사 오차가 커진 원인으로 꼽는다. 이번 지방선거 사전 투표율은 23.51%로 역대 지방선거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투표율(61.0%) 이상이 사전투표에 참여한 셈이다. 과거에는 젊은층이나 진보층, 도시 거주자 등이 사전투표에 주로 참여했으나 최근 들어선 중노년과 보수층, 농어촌 거주자 등의 사전투표 참여율도 높아지고 있다.
현행법상 사전투표는 출구조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여론조사 회사에서 선관위 자료 등을 바탕으로 사전투표 참여층을 추정해 표본을 구성, 사전 여론조사를 실시하는데 이때 지역별로 표본을 잘못 설계하면 실제 민심과 동떨어진 예측 결과가 나올 위험성이 커진다. 게다가 이른바 접전지는 여론조사가 자주 실시되기 때문에 신뢰할만한 여론조사 표본을 확보하기가 더욱 어렵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장을 지낸 김영원 숙명여대 통계학과 교수는 “사전투표 결과는 여론조사로 예측하는 수밖에 없는데 전화 여론조사는 출구조사에 비해서는 오차가 훨씬 크기 때문에 여론조사에서 발생하는 오차가 아마 출구조사 오차를 만드는 제일 큰 요인이었을 것”이라며 “점점 조사 조건이 안 좋아지는 거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홍종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BK연구교수 등은 2023년 ‘방송사 선거 출구조사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사전투표 출구조사가 법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전화 여론조사는 물론 비확률표본 조사, 온라인 조사 등을 조사 방법을 다양화할 것을 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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