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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러 최대 곡물항 강타…세계 밀 공급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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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8.13 14:4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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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물터미널 2곳 피해 확인…수출 차질 현실화
러, 발트·카스피해로 물류 우회 착수
우크라 수출도 7월 23%↓…흑해 양쪽 다 막혀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우크라이나의 공습으로 러시아 최대 곡물 수출항인 노보로시스크의 곡물 터미널 2곳이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의 이달 곡물 수출이 예년의 절반에도 못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세계 밀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공습을 받은 러시아 흑해 노보로시스크항의 곡물 시설 인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AFP)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공습을 받은 러시아 흑해 노보로시스크항의 곡물 시설 인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AFP)
12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대형 곡물 거래업체 두 곳은 각각 러시아 타스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자사 터미널이 이번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확인했다. 모스크바의 한 분석업체는 흑해와 아조프해 물류가 막히면서 이달 러시아의 곡물 수출이 최근 5년 같은 달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농업부는 화물을 발트해와 카스피해 항구, 육상 경로로 돌리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현재의 물류 제약을 감안하겠다”고만 했을 뿐 우크라이나의 공격은 거론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다. 우크라이나와 합치면 세계 곡물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해, 북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 일부 지역 수입국들이 직접 타격을 받는다. 이들 지역은 값싼 흑해산 밀에 식탁을 크게 의존해왔다.

러시아는 책임을 우크라이나에 돌렸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곡물·농업 기반시설을 공격해 세계 식량 가격을 끌어올리고 곡물 부족을 키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다만 그는 아조프해와 흑해에 대한 안보 위협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우크라이나군이 항행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데 이용하는 시설을 계속 타격하겠다고 밝혔다. 곡물 수출로를 겨냥한 공방이 당분간 이어질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우크라이나 역시 바닷길이 막혀 있기는 마찬가지다. 러시아가 화물선과 오데사항을 거듭 공격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유일한 해상 수출로는 큰 타격을 입었다. 우크라이나농업협회(UCAB)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23% 줄었다.

BBC는 “2022년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이래 이 전쟁이 세계 식량 공급을 흔들 것이란 우려는 끊이지 않았다”고 짚었다. 실제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농산물 수출 봉쇄를 푸는 데 합의한 흑해곡물협정은 이듬해 러시아가 오데사행 해상 회랑을 이용하는 선박 공격을 재개하면서 무너졌다.

이번 공습은 군사적으로도 의미가 작지 않다. 노보로시스크는 러시아 흑해함대가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거점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노출된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기지를 비운 뒤 함대 대부분을 이곳으로 옮겼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로켓과 항공기, 무인 수상정을 동원한 ‘독특한 작전’으로 러시아 해군기지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침략이 계속되는 한 점령군 함대와 이를 뒷받침하는 모든 시설은 안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프리깃함 2척을 포함해 러시아 군함 4척이 피격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공습으로 8세 어린이를 포함해 3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다고 현지 당국은 밝혔다. 같은 기간 러시아의 공습으로도 우크라이나에서 최소 11명의 민간인이 숨졌다. 대부분 남부 자포리자에 탄도미사일과 활공폭탄이 떨어지면서 발생한 희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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