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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에 따르면 검찰은 16조3961억원 상당의 석유화학제품 가격·입찰 담합 혐의로 석유화학업체 6곳과 전·현직 대표이사 등 임직원 37명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당초 LG화학·한화솔루션·애경케미칼·OCI·롯데정밀화학·PKC·유니드 등 7개 업체를 수사 대상으로 삼았지만, 이 중 6곳만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폴리염화비닐(PVC), 가소제, 가성소다, 염산, 염소, 하이포,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에피클로로히드린(ECH) 등 8개 제품의 가격 변동 폭과 시기 등을 사전에 협의한 혐의를 받는다. 이중 PVC가 약 40%로 비중이 가장 컸다. PVC는 파이프와 창틀, 전선 피복 등에 사용된다. LG화학과 한화솔루션 두 곳에서만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특정한 담합 규모는 16조3961억원으로 역대 검찰 담합 수사 가운데 최대 규모다. 이는 지난 7월 검찰이 적발한 14조2000억원 규모의 정유사 유가 담합 사건을 넘어선 수치다.
검찰은 업체별 팀장급 모임에서 제품 가격 조정 시기와 폭을 정하고, 대형 거래처 입찰에서는 낙찰업체와 투찰가격까지 사전에 합의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과정에 전·현직 대표이사 등 고위 임원도 가담했으며, 일부 업체는 정부가 석유화학제품 생산 안정을 위해 국고 약 1465억원을 지원한 기간에도 담합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의 후폭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중국·중동발 공급과잉으로 범용 제품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생산설비를 줄이는 동시에 스페셜티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 구조개편도 본격화하고 있다. 대산에 이어 여수 석유화학단지까지 사업재편 계획이 확정되면서 기업들은 나프타분해시설(NCC)을 통폐합하고 생산능력을 줄이고 있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여천NCC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각각 2725억원을 출자하는 등 사업재편에도 적지 않은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석유화학 핵심 원료인 나프타 가격 변동성까지 커졌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제품 가격을 충분히 올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원료 가격까지 오르면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이번 담합 사건까지 더해지면서 석화업계가 대응해야 할 불확실성이 하나 더 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검찰이 담합으로 판단한 가격 인상 과정에 원재료 가격 상승 등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나프타를 직접 수입하는 대형 석화업체와 이를 원료로 구매하는 후방 업체의 조달 구조가 다른 데다 원재료 가격 변동이 제품 판매가격에 연쇄적으로 반영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산업은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연결돼 있어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제품 가격도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단순한 가격 인상만으로 보기보다 석유화학 산업의 특수한 가격 구조를 함께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