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체크포인트]녹십자, 재고·빚 늘고 현금은 부족…회사채 발행금리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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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엄 기자I 2026.03.03 17:37:04

녹십자, 오는 4일 1000억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
운전자본·투자지출 확대에 잉여현금흐름 적자 지속
주요 재무지표 현 신용등급 대비 낮은 BBB급 머물러
물량 완판 가능성 높지만 금리 밴드 상단 집중 전망도

크레딧 체크포인트는 회사채 발행을 앞둔 기업을 대상으로 재무구조와 자금 흐름을 점검해 신용등급 위험을 가늠해보는 코너입니다. 재무제표에 나타난 숫자뿐 아니라 현금흐름의 질과 지속 가능성에 주목해 기업의 단·중기 재무 안정성을 살펴봅니다. 회사채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들이 보다 입체적인 시각에서 기업의 신용도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핵심 재무 지표와 잠재 리스크 요인을 짚어봅니다.<편집자주>

경기 용인 GC녹십자 본사 전경.(사진=GC녹십자)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녹십자(006280)가 수익성 개선을 이뤘지만 차입금 부담은 더 떠안은 모양새다. 시설과 지분 투자에 따른 대규모 자본 지출이 지속되는 가운데 재고자산 증가로 운전자본 부담까지 커지면서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투자와 운영자금 지출을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녹십자의 차입금 규모가 과중하지는 않지만 향후 투자 속도와 현금창출력 회복 여부에 따라 재무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입규모 확대…지난해 3분기 1조 돌파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오는 4일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만기별로 보면 2년물 400억원, 3년물 600억원으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을 고민 중이다.

시장에서는 녹십자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판단이 이번 회사채 발행 성패를 가를 변수로 보고 있다. 모집 금액을 채우는 데에는 무리가 없겠지만 시장이 평가하는 재무 안정성과 위험 수준에 따라 요구 금리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재무 부담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투자자들은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

최근 녹십자의 재무지표를 보면 차입 부담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차입금 규모는 △2022년 5766억원 △2023년 7240억원 △2024년 8281억원 △2025년 3분기 1조 229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는 22.8%에서 32.1%로 약 1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114.3%를 기록했다. 특히 차입금 의존도는 통상 적정 수준으로 평가되는 30%를 웃도는 상황이다.



특히 녹십자의 주요 재무지표가 현재 신용등급보다 낮은 BBB급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높은 금리를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한국기업평가(034950)(한기평)와 NICE신용평가(나신평)는 녹십자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기평은 녹십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 △순차입금 대비 EBITDA 배율(순차입금/EBITDA) △EBITDA 대비 총금융비용 배율(EBITDA/총금융비용)을 BBB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나신평 역시 △금융비용 커버리지 △현금흐름의 적정성 BB~BBB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녹십자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것은 운전자본 부담 확대로 현금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자본적 지출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실제 녹십자는 지난 2023년부터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인 순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녹십자의 FCF는 △2023년 마이너스(-) 1563억원 △2024년 –1154억원 △2025년 3분기 –443억원으로 나타났다.

FCF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은 본업에서 창출된 현금으로 투자 지출과 운영 자금을 충당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향후 외부 차입이나 재무활동을 통한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재고·외상값 증가에 운전자본 부담 확대

실제 녹십자의 지난해 3분기 말 순운전자본은 1조 1419억원으로 전년 말 9763억원 대비 17% 증가했다. 순운전자본은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투입하는 자본으로 규모가 커질수록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에 묶여 있는 현금이 많아져 현금흐름이 둔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세부적으로 보면 같은 기간 매출채권은 3865억원에서 5413억원으로 40% 늘었고 재고자산도 7466억원에서 8494억원으로 14% 증가했다. 기초와 기말 평균으로 보더라도 매출채권은 13%, 재고자산은 26% 늘었다.

이에 따른 연환산 매출로 계산한 녹십자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 회전율은 1.8회로 전년 말 1.9회 대비 0.1회 줄었다. 재고자산 회전일수도 192.4일에서 202.3일로 10일 가까이 늘었다. 매출채권 역시 같은 기간 회전율이 4.3회에서 3.7회로 0.7회 줄었고 회전일수는 84일에서 99.2일로 15.2일 늘었다. 즉 녹십자는 지난해보다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을 회수하는 데 10일 이상 더 걸린 셈이다.

나노바나나를 통해 생성한 인포그래픽.


여기에 지난해의 경우 영업현금흐름이 개선됐음에도 오창공장 내 시설투자 등에 따른 자본적 지출 확대가 FCF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녹십자는 지난해 상반기 중 1380억원을 투입해 미국 내 혈장센터 운영기업 ABO홀딩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녹십자는 현금으로 557억원을 지급했다.

또 400억원을 투입해 국내 에스테틱 기업 이니바이오 지분 21.35%를 사들였다. 이 영향으로 녹십자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9574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9.1% 증가했다. 순차입금은 총 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실질적 차입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다.

안동민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당기순손실 인식 지속에 따른 자본 규모 감소로 재무 안정성 지표 저하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에도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주식 취득에 따른 자금 소요로 재무 부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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