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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꾸짖는 글 있어야…바른 역사로 길 터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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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하 기자I 2026.11.02 21: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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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장편소설 '유다의 어머니' 펴낸 김홍신 작가
군사 정변·광주 민주화운동 배경
악한 자식 둔 어머니 이야기 담아
"12·3 계엄 선포, 글 쓰는 계기 돼"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은 우리 현대사에 있어 (탄압과 학살의) 순교사입니다. 당시의 악인들을 글로 꾸짖는 것이 문학의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홍신 작가가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장편소설 '유다의 어머니'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홍신 작가가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장편소설 '유다의 어머니'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내 최초의 밀리언셀러로 기록된 장편소설 ‘인간시장’의 작가 김홍신이 2일 서울시 중구 프레스센터서 열린 신작 장편소설 ‘유다의 어머니’ 출간 간담회에서 “잘못을 꾸짖는 글을 ‘필주’(筆誅)라고 하는데, 필주가 있어야만 바른 역사로 길을 터줄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1947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김홍신은 1976년 현대문학을 통해 소설가로 등단했다. 이후 1981년 펴낸 ‘인간시장’과 ‘칼날 위의 전쟁’ 등으로 한국소설문학상, 소설문학작품상을 수상했다. 역사소설 ‘김홍신의 대발해’로 통일문화대상, 현대불교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 문학사의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소설가뿐 아니라 제15·16대 국회의원, 방송인, 대학교수로도 활동했다. 등단 50주년을 맞은 올해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유다의 어머니’는 지난 2023년 ‘죽어나간 시간을 위한 애도’ 이후 3년 만에 발표한 신간이다. 1979년 12월 군사 정변과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이라는 한국사의 비극을 배경으로, 주인공 박해선과 그의 두 아들인 육군 소령 윤상경, 대위 윤상선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소설은 박해선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전처소생을 사랑으로 키워낸 삶과 그 아들을 자기 손으로 죽여야 했던 비극을 풀어낸다.

책 제목은 성경 속 예수를 배신한 가롬 유다란 인물에서 따왔다. 그는 “성모 마리아는 오래 기억되는데, 예수를 팔아먹은 가롯 유다의 어머니 이야기는 왜 나오지 않을까 의아했다”며 “유다처럼 악한 이들을 자식으로 둔 어머니의 심정은 어땠을까 상상하면서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령 선포도 작품을 쓰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한다. 1980년 12월 포고령 위반으로 보안사에 끌려가 국가원수 모독, 체제 비방, 군 모독이란 이유로 고초를 겪었던 트라우마가 재발한 것이다.

김홍신은 “12·3계엄을 뉴스로 보는데 1980년 겪었던 기억이 떠올랐다”면서 “검열을 받으며 마음대로 글을 쓸 수 없었는데, 작가는 자유를 상실하거나 검열을 받으면 정신적인 고통이 상당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당시 협박이나 공갈로 인한 충격과 공포로 지금도 옥상 근처에 가지를 못 한다”고 부연했다.

소설 속에 나오는 ‘무지개클럽’은 김홍신이 실제로 1980년 참여했던 청년작가동맹의 경험을 담아낸 가상의 단체다. 그는 “당시 함께 활동했던 일원이 체포당하는 등 제대로 된 언론출판 활동을 할 수 없었다”면서 “동맹이었던 분들이 대부분 돌아가셨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책에 담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홍신은 작가로서 죽기를 꿈꿨다. 그는 “젊어서부터 꿈꾼 게 죽는 날까지 원고지에 글을 쓰자는 것이었다”며 “‘손에 만년필을, 머리맡에 원고지를 놔달라’고 자녀들에게 미리 유언을 남겼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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