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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1분기 '최다 판매'에도 수익성 '빨간불'…관세 1.6조 증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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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화 기자I 2026.04.24 16:10:28

양사 매출 신기록…친환경차·고수익 차종이 성장 견인
관세·원자재·인센티브 부담에 영업이익 일제히 감소
"판매·점유율 확대 지속…비용 통제 통해 수익성 방어”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000270)가 올해 1분기 나란히 역대급 판매와 매출을 기록했지만, 대외 변수 영향으로 수익성은 일제히 둔화됐다. 글로벌 수요 둔화 속에서도 판매와 시장점유율은 확대했으나, 관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 인센티브 경쟁 심화가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한 모습이다.

양사는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견조한 판매 흐름을 이어갔다. 현대차는 도매 판매 97만6219대를 기록했고, 기아는 77만9741대를 판매하며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기아는 산업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도 소매 판매를 3.7% 늘리며 글로벌 시장점유율 4.1%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매출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전년 대비 3.4% 증가한 45조9389억원, 기아는 전년 대비 5.3% 증가한 29조50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판매 확대와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의 제품 믹스 개선,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환율 효과도 일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수익성은 크게 후퇴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2조51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8% 감소했고, 기아 역시 2조2051억원으로 26.7% 줄었다. 양사 모두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이익이 감소하는 ‘역성장’ 흐름을 보인 것이다.

가장 큰 요인은 미국발 관세 부담이다. 현대차는 1분기 관세 영향으로 약 860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고, 기아 역시 약 7550억원 수준의 비용 증가 요인이 반영됐다. 여기에 중동 전쟁 이후 철·니켈·리튬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며 현대차는 약 2000억원 규모의 추가 비용 부담을 떠안았다.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확대도 수익성을 압박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전기차 공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되며 가격 경쟁이 격화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 격차가 25% 이상 벌어지면서 기아는 인센티브를 확대할 수밖에 없었다. 당초 전기차 신차 출시를 계기로 인센티브를 줄이겠다는 계획은 사실상 수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 사업은 일정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기아는 원·유로 환율 효과 등을 반영해 서유럽 시장에서 ‘하이 싱글’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도 인센티브는 1분기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환율 역시 복합적인 영향을 미쳤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매출 확대에는 긍정적이지만, 판매보증충당부채 증가 등 비용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기아는 환율 변동 자체가 실적에 결정적인 변수라기보다는 보수적인 기준으로 가격을 설정하고 있어 환율 상승 시 추가적인 이익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친환경차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기아는 1분기 친환경차 판매가 33.1% 증가한 23만2000대를 기록했으며, 전기차는 54.1% 급증했다. 전체 판매에서 친환경차 비중은 29.7%까지 확대됐다. 현대차 역시 하이브리드 판매 호조가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다만 전기차 비중 확대는 단기적으로 비용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초기 판매 단계에서 품질 보증 충당금이 크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기아의 경우 판매보증충당금이 전년 대비 4400억원 증가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이 전기차 판매 확대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회사 측은 신차 출시 초기 비용이 높은 특성상 시간이 지나면 점진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망 변수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대전 소재 협력사 화재로 인해 약 2만대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으나, 엔진 다변화와 전기차 생산 전환을 통해 영향을 최소화했다. 양사는 5월 이후 생산 정상화를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양사는 연간 판매 목표 달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일부 차질이 발생했지만, 북미·유럽·중남미 등 다른 지역에서 판매가 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공장 수출 물량도 전년 대비 약 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전략은 ‘수익성 방어’에 맞춰질 전망이다. 양사는 고수익 차종 중심의 판매 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 회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텔루라이드, 카니발 등 고수익 모델과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하고, 현대차는 주요 신차 출시와 함께 전동화 전환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미래 성장 투자도 지속된다. 현대차는 소프트웨어중심차(SDV) 개발을 위해 엔비디아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로보틱스와 같은 신사업 분야 역시 중장기 성장 축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기아 역시 로보틱스 및 자율주행 기반 모빌리티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며, 관련 투자와 사업 구조는 하반기 중 구체화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글로벌 수요 둔화와 비용 상승이라는 이중 부담 속에서도 판매와 점유율을 확대하며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다만 관세, 원자재 가격, 인센티브 경쟁 등 외부 변수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단기간 내 수익성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실적 방향성은 비용 통제와 고부가가치 차량 비중 확대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형 성장 뿐만 아니라 수익성 회복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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