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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넬대 사건을 보면서 한국을 걱정하다[생생확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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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10.12 22: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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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넬대 성폭행 의혹 사건, 수사 정보 누락 논란
韓 공소청·중수청 출범…핵심 지휘부는 대행 체제
권력 분산 넘어 수사 공백 막아야…피해는 국민 몫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경찰이 확보한 결정적 진술이 검찰에 전달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미국 코넬대 집단 성폭행 의혹 사건에서 바로 이런 문제가 불거졌다. 검찰이 수사에 관여할 수 있는 미국에서도 수사기관 간 정보 공유에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수사와 기소의 역할을 재편한 한국이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이타카의 코넬대학교에서 열린 ‘생존자를 위한 정의(Justice for Survivors)’ 집회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뒤로 코넬대의 상징인 맥그로 타워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이타카의 코넬대학교에서 열린 ‘생존자를 위한 정의(Justice for Survivors)’ 집회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손팻말을 들고 있다. 뒤로 코넬대의 상징인 맥그로 타워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사건은 2024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코넬대 여학생이 남학생 7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기소하지 않았다. 2년이 지나서야 경찰 수사보고서에 피해 주장자의 핵심 진술이 누락됐고, 검찰도 이를 알지 못한 채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피해 여성 측은 수사가 계속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검찰은 이미 사건을 종결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성폭행 혐의의 실체는 여전히 다툼의 대상이다. 그러나 수사·기소기관 사이의 정보 전달과 사건 처리 과정에 의문이 제기된 것만은 분명하다.

이 사건을 보며 질문이 떠올랐다. 경찰이 중요한 진술을 빠뜨리면 직접수사권이 없는 대한민국 검사는 어떻게 이를 확인할 수 있을까. 누락 사실이 드러났을 때 이를 바로잡을 절차는 충분히 마련돼 있을까.

한국은 지난 2일 78년 역사의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출범시켰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권력 남용을 막겠다는 취지다. 검찰권을 견제할 필요성은 분명하다. 그러나 권한을 나누는 것만으로 국민의 권리가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출발부터 우려스러운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법무부 장관과 공소청장, 중수청장, 경찰청장 등 핵심 지휘부가 모두 직무대행 체제로 출발했다. 중수청 일부 지방 조직은 인력과 전산 시스템, 사무공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파견 검사의 법적 지위 문제로 재판 일정이 미뤄지는 사례도 발생했다.

직무대행이라고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형사사법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정식 지휘부조차 제때 구성하지 못한 것은 가볍지 않다. 사건 이첩과 증거 전달, 보완조사, 인력 재배치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혼란은 충분히 예견됐다. 지난 몇년간 정부와 정치권은 검찰 권한을 어떻게 나눌지를 놓고 치열하게 다퉜다. 그러나 정작 수사 공백과 책임 소재의 불명확성을 얼마나 치밀하게 대비했는지는 의문이다. 개혁의 명분이 정당하다고 실행 과정의 준비 부족까지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코넬대 사건은 기관 간 정보 전달과 상호 검증의 중요성을 보여줬다. 수사기관이 핵심 증거를 놓쳤을 때 이를 바로잡을 수단이 있어야 한다. 추가 확인이 필요할 때 작동할 절차도 명확해야 한다. 피해자의 사건 처리 결과 통보와 이의제기 권리도 보장돼야 한다.

정치권에 검찰개혁은 오랜 논쟁의 결실일지 모른다. 하지만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검찰청 간판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아니다. 범죄 피해자는 제대로 된 수사를, 억울하게 수사받는 사람은 공정한 판단을 원한다. 사건이 왜 지연되는지조차 알기 어렵다면 개혁의 비용은 국민에게 돌아간다.

권력을 나누는 것은 개혁의 시작이다. 그 사이로 진실이 빠져나가지 않게 만드는 것이 개혁의 완성이다. 미국의 코넬대 사건이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분명하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중수청 출범을 하루 앞둔 지난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1층에서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중수청 출범을 하루 앞둔 지난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1층에서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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