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55.32포인트(7.89%) 내린 7648.09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80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6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지수를 끌어내린 것은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였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약 5조1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도 약 4800억원어치를 팔았고, 개인은 5조400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매물을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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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부터 누적된 외국인 순매도 흐름이 하반기 초반까지 이어진 모습이다. 외국인은 올 상반기 코스피 시장에서 총 148조원가량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과 기관은 각각 99조원, 35조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매물을 내국인 자금이 흡수하며 지수 상승을 떠받쳤지만, 수급 한쪽에서는 역대급 매도 압력이 계속 쌓였던 셈이다.
매도 압력은 상반기 후반으로 갈수록 거세졌다. 외국인은 1월과 4월엔 소폭 순매수했지만 2월 21조1000억원, 3월 35조5000억원, 5월 44조5000억원, 6월 48조4000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5~6월 두 달 순매도액은 92조9000억원에 달했다. 지난 6월 29일엔 하루에만 7조7000억원 넘게 순매도해 집계 이후 일일 기준 최대 순매도액을 기록했다.
매도세는 반도체 대형주에 사실상 집중됐다. 외국인은 올 상반기 삼성전자를 72조6000억원, SK하이닉스를 57조1000억원가량 각각 순매도했다. 두 종목 순매도액만 합쳐도 약 129조7000억원으로, 상반기 코스피 전체 외국인 순매도액의 87%를 웃돈다.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던 반도체 투톱이 외국인 차익 실현과 리밸런싱 매도의 핵심 대상이 된 셈이다.
증권가는 외국인 순매도의 배경을 한국 증시에 대한 구조적 이탈보다는 차익 실현과 리밸런싱 압력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한다. 코스피가 상반기에만 100% 넘게 오르면서 외국인 보유 주식의 평가액도 커졌고, 글로벌 포트폴리오 내 한국 비중을 조절할 필요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급등장을 따라 사기보다는 오른 만큼 덜어내는 매도가 확대됐다는 얘기다.
환율 부담도 매도세를 자극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주가 상승분을 환차손으로 일부 잃을 수 있어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경향이 강해진다. 실제로 외국인 매도가 집중된 5~6월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440원대에서 최고 1550원대로 올랐다. 최근에도 환율은 1550원 안팎에서 등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 전망 엇갈려…“매도 우위” vs “강도 완화”
하반기 외국인 수급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코스피가 이전보다 높은 지수대에 올라선 만큼 외국인 매도 금액 자체가 커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있는 반면, 반기 말 리밸런싱 압력이 지나간 만큼 매도 강도는 점차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쪽에선 당장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신중론이 나온다. 코스피 급등 과정에서 커진 한국 주식 비중을 줄이는 과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코스피 급등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반작용”이라고 분석했다.
잠재 매도 부담도 남아 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가 기대되지만, 규모와 시기를 고려하면 당분간 외국인 매도세가 우세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8000~9000포인트 레벨에 올라서면서 매도 금액도 2~3배씩 커지고 있다”며 “남은 잠재 매도 가능 물량은 현재까지 매도한 금액 그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외국인 매도 강도가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외국인 보유율이 이미 역사적 저점권까지 내려왔다는 점이 수급 반전 가능성을 점검할 변수로 꼽힌다.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율은 최근 16년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SK하이닉스 역시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분기 말마다 집중된 기계적 매도 압력이 실적 시즌 진입과 함께 완화됐던 전례도 있다. 외국인은 3월 마지막 7거래일 동안 국내 증시에서 19조2495억원을 순매도했지만, 4월 첫 10거래일엔 5조4269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연초 이후 100% 넘게 오르면서 리밸런싱 물량이 분기 말과 반기 말로 갈수록 늘었다”면서도 “하반기가 시작되면 이 같은 매도 압력은 완화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외국인이 하반기 증시를 다시 끌어올릴 주체가 될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도 있다. 외국인 수급이 한국 증시의 방향을 새로 만들기보다는, 내국인 매수세가 강할 때 차익을 실현하는 반대편에 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내국인의 반대 포지션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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