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후폭풍…여야, 한국판 IRA ‘직접환급제’ 논의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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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석 기자I 2025.08.13 16:57:09

국힘 “한국판 IRA 당론 발의…직접보조금 검토”
못받은 세액공제 현금 지급하는 ‘직접환급제’ 검토
與김태년·신영대 등 직접환급제 도입 조특법 발의
정부 세제개편안에 한국판IRA 빠져…기재부 “검토중”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한·미 관세협상 여파로 국내 수출 산업이 흔들리자 여야가 ‘한국판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도입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직접환급제’(다이렉트페이)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세액공제 방식에서 한 걸음 나아가, 공제받지 못한 금액을 현금으로 지원하거나 거래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김병기(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 한 언론사 행사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국힘 “한국판 IRA 당론 발의…직접보조금 검토”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전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현장 비대위에서 “(한미 관세협상에 따른)부산·울산·경남 수출기업들의 걱정을 덜고 타격이 줄도록 기업지원 대책 면밀히 점검하겠다”며 “2차 전지, 인공지능(AI), 미래형 운송수단 등 국가 전략 기술 산업에 대한 지원을 위해서 소위 한국형 IRA법을 당론으로 추진한다”고 말했다. 특히 “직접 보조금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이 추진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판IRA란 기업들이 국내에서 생산을 늘리면 늘어난 만큼 법인세를 공제해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 IRA는 물론 일본 등에서도 유사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현재 정부가 국가전략기술 국내 기업에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은 대부분 세금(법인세)를 감면하는 형태다. 예를 들어 통합투자세액공제는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분야 기업이 연구개발(R&D), 시설투자에 사용한 비용의 일정부분을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형태다. 감면해줄 법인세가 없다면 이월(10년 내)된다.

하지만 현행 세액공제 방식이 세액공제로 집중돼 있다 보니 대규모 초기 투자비용으로 충분한 영업이익을 담보하기 어려운 첨단산업분야 기업에게는 실효성이 미흡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 지난해 9월 대한상공회의소가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를 받고 있는 첨단산업분야 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곳 중 4곳(38%)은 ‘현행 법인세 공제 방식’에 대해 ‘세액공제분 실현이 즉각 이뤄지지 못해 적기투자에 차질을 빚는 등 제도의 실효성이 미흡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당론으로 발의할 한국판 IRA 법안에 ‘직접환급제’를 포함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법인세를 공제받지 못한 만큼 현금으로 지급해 사실상 직접보조금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직접환급을 받은 기업은 이를 즉시 R&D나 시설투자, 인적자원 확보 등에 사용할 수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직접환급제 외에도 시장에서 감면 받은 법인세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직접환급제는 민주당에서도 공감대가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이 지난 3월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에 따르면 국내 국가전략기술에 부여하는 세액공제 혜택이 이월될 경우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환급세액으로 간주해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또 지난 4월에는 민주당 신영대 의원이 국가전략기술 분야에서 세액공제를 받지 못한 금액은 환급 또는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조특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 세제개편안에 한국판IRA 빠져…기재부 “검토중”

다만 정부는 한국판 IRA에 적극적인 모습은 아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국내생산촉진 세제를 제외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생산세액공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하는 등 정책 의지를 보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모습이다. 세수부족과 대미 통상 마찰 우려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은 이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직접 보조금 형태의 세제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형평성 우려도 크다. 미국은 AMPC를 통해 자국에서 생산한 배터리 셀은 1키로와트시(kWh) 당 35 달러, 모듈은 1kWh 당 10 달러의 보조금을 적자 여부와 상관없이 지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AMPC 제도를 통해 올해 2분기에만 미국으로부터 2734억원을 보조 받았다.

정부도 한국판 IRA 도입을 재검토하고 있다. 이달 초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전문가와 함께 (국내생산촉진세제를)검토하고 있다”며 “검토를 마치면 정부가 즉시 할 수 있는 부분은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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