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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내부는 다시 긴장 국면에 들어섰다. 앞서 임금체불 논란으로 촉발된 노사 갈등을 가까스로 봉합한 상황에서 본점 이전이라는 변수가 등장하자 조직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은행 한 직원은 “본점 이전은 단순한 위치 변경이 아니라 인력 구조와 영업 기반 전체를 흔드는 문제”라며 “핵심 인력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정책금융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책은행뿐 아니라 금융 공공기관 전반으로 이전 논의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과거 부산 이전 논란의 중심에 섰던 산업은행의 ‘부산행’이 다시 거론되는 가운데, 예금보험공사 등 주요 금융 공기업도 2차 이전 대상군으로 언급된다. 여기에 금융위원회의 세종 이전 가능성과 금융감독원 이전 시나리오까지 거론되면서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긴장감이 감지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책 기능과 감독 기능이 분산될 경우 시장 대응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내부 우려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특히 금융위는 최근 타 부처 행정고시 출신 사무관 전입을 대폭 늘리며 조직 규모를 400명 수준으로 확대했다. 공식적으로는 ‘국민성장펀드 추진단’ 신설 등 조직 확대에 따른 인력 충원이라는 설명이지만, 관가에서는 이를 세종 이전을 염두에 둔 사전 대비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정부 관계자는 “금융위만 서울에 남기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향후 조직 개편이나 타 부처와의 통합 가능성까지 고려해 선제적으로 몸집을 키우는 흐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과 국책은행의 이전은 일반 공공기관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은 관련 법률에 본점 소재지가 서울로 명시돼 있어 이전을 위해서는 국회 법 개정이 필수적이다. 금융감독원 역시 법적으로 본 사무소를 서울에 두도록 규정돼 있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효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예탁결제원 등이 부산으로 이전하며 금융 클러스터를 형성했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 분석에 따르면 공공기관 이전은 단기적인 인구·고용 증가 효과는 있었으나 장기적인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노조 반발도 핵심 변수다. 금융권 노조는 인력 이탈과 업무 연속성 훼손을 이유로 지방 이전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기업은행 노조는 금융노조와의 연대를 통해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이전이 현실화될 경우 총파업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논의가 단순한 선거용 이슈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내각 개편과 맞물려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이 구체화될 경우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정치적 명분과 지역 균형 발전, 금융 경쟁력, 노사 안정이라는 여러 요소가 충돌하는 만큼 단기간 내 결론이 나기보다는 중장기 정책 이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전의 필요성보다 선언이 앞서 가는 측면이 있다”며 “법 개정과 정책 효과, 조직 안정성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안인데 논의가 정치 일정에 따라 급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이전 여부와 관계없이 금융권 전반의 불확실성은 이미 커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