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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이 신작을 선보이는 것은 2018년 영화 ‘버닝’ 이후 8년 만이다.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의 남편 등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계기로 만나 서로 다른 삶과 감춰진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감독은 8년 만의 신작을 전 세계에 선보이는 소감에 대해 “기대가 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어렵다”며 “어제 늦게 집에 들어갔는데, 12시가 넘었길래 ‘혹시 하나?’ 해서 켜봤는데 안 하더라”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한국 관객들뿐만 아니라 글로벌 관객을 처음 대하는 거고, 극장 개봉을 하긴 했지만 제한된 국가와 극장에서 했지 않나. 일반 관객은 처음 만나는 거기 때문에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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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은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주저한 부분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화면의 크기, 매체와 상관 없이 영화의 본질적인 힘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영화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최대한 담고 전달하자는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지난해를 떠올리며 한국영화 산업의 ‘바닥’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말 그대로 한국영화 산업의 체력이 바닥났다. 병상에서 일어날까 말까하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팬데믹 기간을 거쳐서 스트리밍 서비스가 급격히 커졌고, 그건 기술의 변화와 같이 간다”며 “극장과 다름없는 기술의 발전으로 TV 화면, 모바일에서 좋은 화질로 볼 수 있게 됐다. 이런 변화는 불가피한 거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능한 사랑’에 대해 “넷플릭스에서 기존에 접하던 영화들과는 성격이 좀 다르다. 전개가 느리고 흔히 볼 수 있는 쉬운 이야기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톱’과 ‘스킵’을 참아달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무조건 참고 보라는 게 팁”이라며 “요즘 영화들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빨리 돌려서 봐도 되고 스킵해서 봐도 된다고 생각하지 않나. ‘가능한 사랑’ 같은 영화는 그렇게 보면 안 된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 속 시간을 관객인 나의 시간과 맞춰서 봐야 하는 것”이라며 “영화를 본다는 건 영화 속의 시간을 경험하는 거다. 그렇게 보기 시작하면 충분히 몰입할 수 있고 많은 것을 느끼고 재미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만 인내심을 가져달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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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 역시 “이번에 개봉 성적은 훌륭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그는 “넷플릭스 코리아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을 극장에서 선개봉한 건 처음이었다. 플랫폼의 형태, 스트리밍 서비스가 극장용 영화와 어떤 식으로 공생해야 하는지 하나의 시범적인 케이스였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영화계의 거장 이창동 감독이 극장을 떠나 OTT로 향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극장용 영화의 배급에 영향을 준다든지 뺏는다든지 해서는 안 된다.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개봉을 하고, 넷플릭스 스트리밍으로 넘어가는 걸 시범적으로 해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굳이 이야기하자면 약간의 가능성을 열어간다. 내가 앞장서서, 내게 주어진 기회만큼 열어간다는 것”이라며 “넷플릭스를 통해서 상업 영화가 아니더라도 개성을 가진 영화들을 선보이고, 글로벌 시청자에게 다가가는 가능성을 열어가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작품상은 물론 주연 배우 전도연의 주연상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이 감독은 “여전히 힘들다. ‘기생충’ 효과 때문에 착시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며 “‘기생충’ 같은 대성공은 앞으로도 잘 안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카데미에서도 개선책을 내놓으면서 여러 가지로 포용 정책을 쓰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장벽이 굉장히 높다. 우리(한국영화)가 사실 후발주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니스에서 처음 공개한 게 두 달이 채 안 됐다. 이제부터 뛰어야 하는데 참 힘들다”며 웃어 보였다.
기대하는 바가 있는지 묻자 “전혀 모른다. 앞으로 해도 얼마만큼 가시적으로 나타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한국 대표로 뽑혔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가 혹은 누가 상을 받기 위해서라기 보다 영화를 같이 만들었던 사람들이 최선을 다해서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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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에게 전도연, 설경구는 특별하다. 그는 두 사람은 “형제 같은, 친구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그는 “그들도 그동안 많은 경험을 했고 20년 동안 나와의 관계도 느슨해졌다. 싸울래야 싸울 힘도 없는 거다. 한마디로 하면 더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 자유가 좋았다”며 “자유로움 속에서 그 인물로 카메라 앞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게 즐거웠다. 연기 잘한다는 것보다 ‘참 잘 사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내가 미옥, 호석이라는 인물을 발견해나가는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처음 호흡을 맞춘 조인성, 조여정에 대해서도 “분위기를 아주 좋게 만들어준 덕에 나도 편했다. 서로가 서로를 도와주고, 서로에게 영감을 받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이어 “나 자신도 여유가 있어지고, 자유로워졌다고 해야 할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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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사랑’은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토론토국제영화제 트리뷰트 어워즈의 TIFF 에버트 감독상과 밀밸리영화제 어터상도 받으며 해외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