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입법 공백탓, 여성·태아 위험노출…국회, 더 미뤄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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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I 2025.08.06 16:20:15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6년…입법공백 4년 8개월째
헌재 "2020년말까지 입법해야" 했지만…''감감무소식''
"법 보호없는 낙태 행위 이어져…국제 기준과도 괴리"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박주민·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주최로 ‘입법공백해소를 위한 인공임신중지 토론회’가 진행됐다. (사진=이데일리)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헌법재판소의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온 지 6년이 넘도록 대체 입법이 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입법 지연에 따른 의료 혼란과 여성 권리 침해를 해소하기 위해 조속한 사회적 합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입법공백해소를 위한 인공임신중지 토론회’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이 마련되지 않아 의료 현장과 여성들은 법의 보호 없이 임신중지와 의료행위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로 인해 태아의 생명권 역시 오히려 더 큰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헌재는 2019년 4월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269조 1항, 270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2020년 12월 31일을 시한으로 법 개정 시까지만 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 법무부와 보건복지부는 2020년 8월, 임신 14주 이내에선 별도 요건 없이, 임신 24주 이내에선 사회·경제적 사유 등이 있는 경우 낙태를 허용하도록 하는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낙태죄를 둘러싼 첨예한 의견 대립 끝에 개정안은 국회에서 입법이 되지 못했고, 결국 해당 조항은 법적 효력이 사라졌다. 결국 법적으로 낙태죄가 없는 ‘입법 공백’이 발생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 유튜버가 임신 36주 차에 낙태를 한 것으로 알려져 큰 파장을 일으켰다. 낙태죄가 효력을 상실한 상황에서 검찰은 의사와 산모에 대해 살인죄 혐의만 적용해 재판에 넘긴 상태다.

박 의원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여성들은 안전하지 않은 선택을 강요당하고, 의료진은 불확실한 법적 위험 속에 놓여 있다. 이는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생명과 건강, 존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국가는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을 함께 존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모두에게 안전한 의료 환경을 보장할 책임이 있다”며 “모든 선택이 존중받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 또한 마련돼야 한다”고 입법을 촉구했다.

같은 당 남인순 의원도 “낙태죄는 비범죄화됐지만, 현실은 여전히 법적·제도적 공백 속에 머물러 있다”며 “임신중지에 대한 명확하고 공신력 있는 정보는 부족하고, 의약품 접근은 음성화되어 있으며, 의료 서비스를 지원하는 의사를 만나기까지 지연돼 임신중지로 인해 여성들이 불안과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남 의원은 지난달 약물에 의한 인공임신중지가 가능하도록 하고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도록 하는 내용의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개정안은 헌재 결정의 후속조치 인공임신중절 허용한계 규정을 삭제하고, ‘인공임신중절수술’ 용어를 ‘인공임신중지’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희선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교수도 “인공임신중절 기준과 보호장치 부재로 시술 기피하며 의료 혼란일 발생하고 있다”며 “의사들이 법적기준 없이 낙태 시술을 하는 경우 의료법 위반이나 민형사상 책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비공식적, 비안전한 경로를 통해 낙태 시도가 이뤄지고 있고, 불법 낙태약이 안전관리 없이 온라인으로 유통되는 등 의학적 관리 없이 합병증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울러 “법적 공백 상태로 낙태가 사실상 허용되고 있으나, WHO(세계보건기구)는 안전한 인공임신중절을 여성의 기본인권의 일부로 규정하고 있고, OECD 국가 대부분은 일정 임신 주수 내에서 인공임신중절을 허용하고 있다”며 “국제 기준과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대부분 임신 14주 이하인 해외의 인공임신중절 허용 사례 △태아의 성장과 관련한 의학적 측면 △의사의 거부권 인정 여부 △숙려기관 설정 등을 통해 구체적인 제도 설계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 세계적으로 약물을 통한 임신중절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안전한 약물 사용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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