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이 쏘아올린 특사경 '인지수사권'…당국 간 대립 첨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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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국배 기자I 2025.10.30 14:36:14

[금융포커스]금감원 인지수사권 부여 논란
"절름발이 수사 vs 권한 남용 위험"
與 "수사권 줘야"…법안 발의 예고
''남용 위험'' 금융위 입장 선회 주목
보이스피싱 등 한정 절충안도 나와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인지수사권 보장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국정감사에서 “특사경도 인지수사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면서다. 인지수사는 고소·고발 조치 없이 수사기관이 불법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는 것을 뜻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
현재 금감원 특사경은 부원장 직속 조직으로 금융위원회의 감독 규정에 따라 검찰의 지휘 아래서만 수사가 가능하다. 즉, 금감원이 불공정거래 등 불법 정황을 인지하더라도 검찰에 사건을 넘긴 뒤 다시 지휘를 받아야만 수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사경 수사 지휘는 서울남부지검이 맡는다.

이 원장은 지난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형사소송법에는 금감원 특사경의 인지수사 권한을 제한한 규정이 전혀 없는데 금융위의 감독 규정으로 임의적으로 인지수사를 제한하고 있다”며 특사경도 인지수사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지수사권이 없는 특사경은 ‘절름발이’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국감에서 보이스피싱 등 민생범죄 분야 특사경 신설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당에서는 이 원장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금감원 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을 주고 검찰 지휘 없이도 수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했다. 법안 발의를 예고한 것이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삼부토건 사건처럼 금감원이 조사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가 다시 금감원 특사경으로 돌려받는 불필요한 순환이 발생하거나 웰바이오텍 사건처럼 ‘금감원 패싱’ 정황이 발생하는 등 수사 골든 타임을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불공정거래 척결 기조와도 맞물린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인지 수사권이 없으면 수사 반경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검찰 개혁’으로 검찰이 수사권을 잃게 되는 상황이 오면 불공정 거래 수사에서 생길 ‘공백’을 금감원이 메울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반면 신중론도 제기된다. 금융위는 그동안 민간 기구 성격이 강한 금감원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하면 자칫 권한 남용 우려가 있다고 피력해왔다. 지금도 검사·제재권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데 인지수사권까지 쥐여주면 선택적 수사, 정보 남용 등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이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함께 배석한 국감장에서 “금융위에서도 입장을 선회해달라”고 공개 요청한 것도 이런 인식 차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인지수사권 강화가 오히려 시장 신뢰를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수사 착수만으로 낙인 효과가 발생하는데 최종적으로 ‘무죄’로 끝나면 평판 리스크만 키우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수사의 출발점이 된 금감원의 책임론이 부각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권한만 더 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권한 남용을 통제할 장치가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이스피싱 등 특정 분야에 한정해 인지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절충안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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