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D램·낸드 안 가리고 '완판'…삼성·SK 생산력 확대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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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기자I 2025.11.04 17:38:33

시장 파이 함께커지는 HBM…삼성·SK 각각 완판
천문학적 AI 투자금 쏟아붓는 빅테크…수요 지속
SK, M15X 팹 조기가동…삼성, HBM 증산 검토

[이데일리 김소연 조민정 기자] 삼성전자(005930)는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량이 올해보다 2.5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에 천문학적 비용을 쏟아붓는 빅테크 덕에 HBM을 비롯해 D램·낸드플래시 모두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메모리 기업들은 선단 공정 전환을 통해 고성능·고용량 메모리를 생산하고자 한다. 삼성전자는 HBM 증산을 검토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신공장 가동을 앞당겨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 용인 1기 팹 역시 조기 가동을 추진 중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고공행진 메모리 가격에도 AI 인프라 수요는 폭발

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4분기에 D램 가격이 25~30% 더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며, 연말에 D램 가격 상승이 정점에 달하리라 내다봤다. D램 가격은 고공행진하며 올해 초 1.35달러 수준에서 7달러까지 급격하게 올랐다.

낸드플래시도 마찬가지다.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 가격은 10개월째 오르고 있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10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보다 14.9% 급등하며 4.35달러를 기록했다.

HBM 외에도 일반 범용 D램 가격까지 오르는 데에는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AI 컴퓨팅이 추론으로 확장되며 AI 서버뿐 아니라 일반 서버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또 이미지나 비디오 등 AI 생성 데이터 규모가 급증하면서 저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 고성능·고용량 기업용 SSD 등 스토리지 수요도 증가한다. D램·낸드·HBM 모두 완판 행진이 예상된다.

앞서 메모리기업은 HBM 수요가 이어지며 생산라인을 HBM으로 전환했다. 이를 감안하면 당장 메모리 기업이 D램·낸드 생산을 크게 늘리기엔 역부족이다. D램과 낸드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이유다.

아울러 D램 가격에 예민했던 과거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아니다. 오픈AI가 미국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 투자하는 규모가 약 700조원, 메타도 약 800조원을 AI 인프라 투자한다. 빅테크 외 다양한 기업도 줄줄이 AI 투자에 나서고 있다. AI 인프라에 투자하는 고객사는 이제 가격보다 AI 메모리 물량 확보가 더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일반 범용 메모리도 HBM처럼 ‘선주문 후생산’ 방식으로 전환될 조짐이 보인다. 근본적인 메모리 비즈니스 구조에 변화가 오는 셈이다. D램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희소식이다.

SK, 신공장 조기가동…삼성, HBM 증산 검토

SK하이닉스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청주 M15X 신공장을 조기에 가동하기로 하고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램프업(가동률 확대)을 통해 생산능력(CAPA)을 빠르게 늘려 HBM 생산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용인 1기 팹 가동도 일정을 앞당겨 추진 중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제품이 2027년까지는 수요 대비 공급이 매우 타이트하게 유지되리라 봤다.

삼성전자는 AI 메모리 큰손인 엔비디아를 비롯한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HBM3E 판매를 확대했다. 삼성전자 올해 3분기 HBM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1.8배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향 HBM4 공급도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 증산 가능성도 시사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HBM 빗(Bit) 생산계획을 올해보다 대폭 확대해 수립했음에도 고객 수요는 이미 확보했다”며 “추가적인 고객 수요가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어 HBM 증산 가능성도 내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뿐 아니라 다른 기업도 앞다퉈 AI 인프라 투자에 나서고 있는 만큼 AI 메모리 수요는 지속될 전망이다.

김용석 가천대 석좌교수(반도체교육원장)는 “기본적으로 HBM 시장 파이가 커 한 시장을 놓고 경쟁하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HBM4 생산 물량을 완판하는 형태가 내년, 내후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메모리 기업들은 무리해서 메모리 생산량을 확대하기보다 선단 공정 전환을 서두르며 생산성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D램 1c 나노 CAPA 확대에 필요한 투자를 적극 실행할 계획”이라며 “범용 D램 가격 상승과 수익성 개선이 가팔라서 HBM, D램 간 수익성 고려해 추가 증산은 적정 규모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 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오픈AI와의 스타게이트 협약만 해도 웨이퍼 기준 월 최대 90만장을 얘기했다”며 “지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웨이퍼를 다 합쳐야 월 120만장인데 스타게이트 물량을 빼면 30만장이 남는다. 현재 CAPA로는 매우 부족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시설을 더 빨리 짓고 확장해 얼마나 더 만들 것인가가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생산하는 D램 제품 중 절반 이상을 10나노급 6세대(1c) D램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한 세대 앞선 1c 공정을 적용한 HBM4를 내놓으며 1c D램 캐파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메모리 기업들이 선단 공정 전환을 서두르는 이유는 같은 웨이퍼를 투입하더라도 미세 공정을 통해 더 많은 양의 메모리를 생산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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