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AI 인프라 투자 붐이 핵심 원자재와 에너지 공급 차질로 제동이 걸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올해 약 6500억 달러(약 964조원)를 미국 AI 인프라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 투자 계획은 공급망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세워진 것으로, 이란 전쟁으로 공급망에 균열이 가면서 전제조건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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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레이팅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AI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헬륨 부족이 초래할 파괴적인 영향을 경고했다. 지난달 이란이 카타르의 라스 라판 산업단지를 공격한 여파로, 헬륨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라스 라판 단지는 전 세계 헬륨 공급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생산 거점이다. 작년만 해도 헬륨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며 가격이 하락하는 과잉 상태였다. 그러나 이란 사태가 생산 차질을 초래하면서 수급 역학이 뒤집혔다.
LNG 공급 차질도 AI 산업을 지탱해온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AI 데이터센터는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다. 전 세계 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확보에도 리스크가 커졌다.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설비 피해와 물류 차질이 겹치며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은 2020년대 경제를 관통하는 구조적 특징과 맞닿아 있으며, 세계가 안정적이라고 믿어온 공급망이 반복되는 충격 속에서 예상보다 훨씬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악시오스는 분석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최근 AI 칩 가격 급등을 공급 부족이 아닌 ‘수요 폭증’의 결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칩플레이션의 거시적 함의’ 보고서에서 “최근 칩 가격 상승을 공급 측 요인으로만 설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기하급수적인 수요 증가의 자연스러운 결과로 본다”고 평가했다. 기술 발전과 생산 효율 증가에 따라 지난 수십 년간 지속 하락해온 반도체 가격이 지난 1년 사이에 17배 급등한 것은 수요 증가로 해석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2020년 당시 가격 상승이 주로 공급망 교란 때문이었다면, 현재는 글로벌 산업 사이클의 확장으로 과도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