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규제는 착취적 제도…이해상충 방지는 지분율 아닌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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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길 기자I 2026.02.03 18:39:02

[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 리포트]①코인거래소 대주주 지분규제
강형구 한양대 교수 "지분 15% 같은 숫자론 거래소에 책임 못 지워"
"사고배상책임 명확화, 위반시 예외없는 제재 및 인가취소 명확화"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지난 2024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대런 아세모글루와 제임스 로빈슨은 그들의 공저인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국가의 흥망을 가르는 결정적 변수로 ‘제도(Institution)’를 꼽았다. 그러면서 17세기 말 의회 권한이 강화되고 자의적인 재산권 침해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투자와 혁신의 유인이 확대됐던 영국 사례를 든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그들의 이론에 따르면, 혁신은 성과에 대한 보상과 사유 재산권이 확실히 보호되는 포용적 제도 하에서만 꽃을 피운다. 반면 정치 권력이나 행정적 필요에 의해 특정 집단의 소유권을 제약하거나 성공의 과실을 강제로 재분배하는 것은 전형적인 착취적 제도다.

더불어민주당이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율을 대체거래소(ATS)에 준하는 수준으로 제한하자는 정부 입장을 입법에 반영키로 했다고 한다. “시장점유율이 10%를 넘는 거래소부터 지분율 (상한에 대해) 제한을 둬야 한다”고 전제하긴 했지만, 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 소속 이강일 의원은 3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관계에 대한 부분은 어떤 형태로든 여당안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해도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을 인위적으로 쪼개는 규제는 혁신가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미래 투자 유인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포용적이 아닌 착취적 제도의 속성에 가깝다.

거래소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지만, 그에 맞는 책임을 지우는 건 ‘대주주 지분 15%’와 같은 숫자가 아니다. 이해상충은 지분율이 아니라 기능과 행위의 문제인 만큼, 그 처방도 기능 분리와 감시 구조 강화라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

따라서 규제 방향은 이래야만 한다. 첫째, 고객자산 분리보관, 준비금 증명과 외부 검증, 사고 시 배상 책임의 명확화이다. 둘째, 상장심사 및 시장감시의 독립성과 기록 · 감사 체계 강화다. 셋째, 위반 시 예외 없는 제재, 인가 취소 기준의 명확화다. 넷째,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로 ‘나쁜 지배’를 걸러내는 방식이다. 끝으로 공정경쟁과 신규 진입을 가로막는 비합리적 장벽의 최소화다. 공공성은 소유를 나눠 갖는 방식으로 생기는 게 아니다. 규칙과 책임으로 만들어진다.

특히 ‘한국에선 플랫폼으로 크게 성공하면 공공 인프라라는 명분으로 정부에 지분을 내줘야 한다’거나 ‘금융으로 유니콘이 되면 금융당국에 의해 경영권이 흔들린다’는 인식은 치명적이다. 이는 뛰어난 인재들이 한국을 떠나거나 창업을 주저하게 만드는, 국익에 반하는 잘못된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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