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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관심도 자산 적립기를 넘어 인출기로 확대되고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6월 말 기준 553조9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시장 자체가 급성장한 만큼 적립 이후 단계까지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는 진단이다.
김 본부장은 “인출 시장은 이미 도래했고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연금시장의 ‘넥스트 스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금펀드 운용자산이 14조1000억원으로 업계 1위인 미래에셋운용도 인출형 상품을 차기 과제로 두고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안이 타깃데이트펀드(TDF)에 일정 수준의 분배금을 지급하는 기능을 더하는 것이다. 가입자가 은퇴 시점에 도달하면 원하는 인출 수준에 따라 일정 비율을 정기적으로 지급받는 방식이다.
TDF는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해 주는 생애주기형 펀드다. 은퇴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을 때는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높게 설정해 수익을 추구하고, 은퇴 시점이 다가올수록 채권 비중을 높여 안정성을 확보한다. 여기에 은퇴 이후에는 자산을 일정한 소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분배 기능까지 더하자는 구상이다.
김 본부장은 “TDF가 목표 시점에 도달한 뒤 5%, 7%, 9% 등 가입자가 원하는 인출 수준에 맞춰 분배금을 지급하는 구조를 생각해볼 수 있다”며 “TDF에 분배 기능을 추가하거나 적립형과 인출형 상품을 별도로 만들어 연결하는 방식 등 여러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제도적 장벽은 남아 있다. 기존 TDF에 새로운 분배 구조를 적용하려면 수익자 동의가 필요하고 새로운 상품을 만들더라도 금융당국과 상품 구조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 해외와 달리 국내는 금융상품 간 칸막이도 인출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꼽힌다.
김 본부장은 “글로벌 대형 운용사에서는 TDF를 운용하다가 일정 시점이 되면 연금보험으로 전환해 연금을 지급하는 구조가 가능하다”며 “국내에서는 펀드 안에 보험을 담을 수 없어 하나의 상품으로 적립부터 인출까지 연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는 자본시장법, 연금보험은 보험업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가입자에게도 인출 전략을 미리 세울 것을 조언했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이른바 ‘3층 연금’을 하나의 자산으로 보고 적립과 인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점을 짚었다. 은퇴 후 매달 필요한 생활비를 먼저 정한 뒤 연금을 받기 시작할 나이와 기대수익률을 감안하면 은퇴 시점까지 필요한 자산과 매달 적립해야 할 금액을 역산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늦어도 50대에는 지금 내 연금자산이 얼마인지, 은퇴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를 놓고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국민연금에서 얼마를 받고 개인연금은 얼마나 쌓여 있는지, 여기에 퇴직연금에서 얼마를 받으면 은퇴 후 생활에 적절한지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